정치권 ‘DJ 대북특사설’ 왜 솔솔 나오나?

▲ 6.15 5주년 토론회에서 만난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

최근 열린우리당 내에서는 흐트러진 호남 지지를 반전시키기 위해 김대중 전 대통령을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덩달아 일부에서는 DJ의 대북특사 활용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호남지역을 두고 민주당과 경합하는 열린우리당 입장에서는 그의 활용이 여러 이점을 가져다 줄 것으로 보고 있다. DJ를 ‘북핵특사’ 카드로 활용, 북핵과 남북관계에서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할 경우 그 성과는 정부와 여당으로 귀결될 수 있다는 논리다. 결국, 호남 지지도 따라오는 양수겸장(兩手兼將)이다.

DJ 대북 특사 가능성에는 두 가지가 배후가 있다. 호남 지지와 DJ의 남북관계 주역에 대한 집착이다.

DJ, 2차 북핵위기 이후 남북관계 집착

특히 DJ는 햇볕정책과 남북정상회담으로 ‘통일의 기초를 닦은 인물’로 역사에 이름을 남기고 싶어 하지만, 정상회담 이후 돌아온 것은 북한의 핵보유 선언이었다. 김정일의 답방 약속은 아직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최근 DJ는 유난히 남북관계에 집착하고 있는 것이다. DJ 특사론은 이 두 가지가 맞물리면서 정치권 일각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민주당이 4.30 목포시장 재보선서 승리하고 최인기 의원 영입에까지 성공하면서 호남지역에서 열린우리당과 민주당간 전세 역전이 더욱 확실해졌다.

지난 1일 <시사저널>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호남지역에서 열린우리당 지지율이 27%에 그쳐 32.4%의 민주당에 비해 5% 포인트 가량 뒤쳐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전남도지사를 시작으로 세 번의 재보선 선거에서도 모두 패배, 열린우리당은 특단의 카드가 필요한 상황이다.

여야 정치권 한 목소리로 DJ 햇볕정책 칭송

13일 김대중도서관이 주최한 6.15선언 5돌 국제학술대회에서 DJ는 “우리가 6자회담에서 조정역할을 해야 하는데 주도권을 놓치고 있다”고 발언했다. 남북관계를 지렛대로 북-미 관계 조정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 DJ 집권 시절 이뤄낸 남북관계의 획기적인 성과를 북핵 문제 해결에 적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속내를 털어놓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잠잠해졌지만 북핵 상황이 악화되고 남북관계가 풀리지 않자 열린우리당 내에서는 DJ를 대북특사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2월 임시국회 대정부 질문 답변에서 “특사 파견은 상대방이 있는 문제이고 또 환경과 분위기, 여건도 필요하다”고 말하면서도 “적절할 시점에서 적절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6.15 5돌 학술대회에서 여야 정치권은 한 목소리로 DJ의 햇볕정책을 칭송했다. ‘큰 업적’ ‘남북화해협력에 헌신’ ‘6.15 정신 받들자’ ‘거인의 어깨’ 등의 표현이 사용됐다.

결국 정부와 여권 내에서 DJ의 영향력을 등에 업고 남북관계 개선에 승부를 걸어보겠다는 판단이 설만한 충분한 환경이 조성됐다고 보고 있다.

남북 집권세력 이해 맞물려 DJ 대북특사론 검토 가능

노무현 대통령이 여기에 어떻게 화답할지는 미지수다. DJ 집권기는 제네바 합의 이후 대북 경수로 지원 및 북-미 관계가 급속도로 해빙기를 맞던 시기였다. 그러나 지금은 북한의 농축우라늄 핵무기 개발로 제네바 합의가 파기되고 제 2의 북핵 위기가 도래한 상황이다. 부시 정부는 클린턴 시절 유화정책을 실패로 규정하고 있다.

현재 조성된 북핵 상황은 특사가 논의될 만한 여지가 없다. 북한이 핵 보유국 지위를 고집하고 미국은 다자회담을 통해서만 북한과 대화하겠다는 입장이다. DJ 대북 특사 활용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북핵 공전이 장기화 되고 북한이 위기에 몰릴 경우 북한이 6자회담 재개용으로 DJ를 평양으로 불러들일 가능성도 있다.

결국 남한과 북한의 집권세력이 자신들의 국내 정치적 이해관계를 위해 DJ 대북 특사론을 거론하는 상황을 배제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신주현 기자 shin@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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