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복 월남’, 北도 한국 뉴스 보고 인지…김정은 지시로 검열 돌입

소식통 “군정지도부, 내달 6일까지 경계실태 조사 예정...재발 방지 대책도 수립”
“육·해·공에 ‘1호 전투근무태세’ 하달...탈북 경로 면밀 탐색 방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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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3년 강원도 오성산 인근 초소를 방문했을 때의 모습. 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노동신문 캡처

이달 중순 북한 남성이 동해안 경계망을 뚫고 민간인통제선까지 넘어온 이른바 ‘잠수복 월남’ 사건으로 군 경계작전에 대한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당국도 우리 언론의 보도를 보고 나서야 이 사건을 인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데일리NK 군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군 당국은 16일 강원도 고성 해안가에서 북한 남성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신병을 확보했다는 우리 언론의 보도를 본 후 주민 이탈에 대한 사실 확인을 명령했으며, 이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직접 지시로 검열에 착수했다.

1호 방침으로 현재 강원도 주둔 부대인 제1해군전대와 5군단, 동해함대 해상정대 등 3개 부대가 중앙 군정지도국의 검열을 받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현지 지휘관과 당시 근무 병사 등 관련자들이 개별 소환 조사를 받고 있다”면서 “또한 근무일지와 교대일지 및 기록상태 등도 검열 대상에 올랐다”고 전했다.

북한 군 당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동해안 ‘탈북 루트’ 전체를 조사하고 또다시 유사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경계 태세를 재정비한다는 방침이라고 한다.

또한 군 경계태세 강화를 위해 시범적으로 강도 높은 처벌을 해야 한다는 내부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이번 월남 사건은 오일정이 군정지도부장으로 선출된 지 두 달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어난 데다, 제8차 노동당 대회 이후 공식적인 첫 탈북 사건이어서 관련자에 대한 처벌 수위가 상당히 높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소식통은 “각 부대 분위기가 상당히 긴장돼 있다”면서 “책임자와 경계 실태에 대한 전방위적 조사가 이뤄지고 있어 이번 검열은 내달 6일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사건이 공교롭게 북한 당국이 국가 명절인 김정일 생일(광명성절로 선전)을 맞아 선포한 특별경계령(15일 17시~17일 17시) 발령 시점에 발생(16일 오전)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때문에 김 위원장이 군 고위 간부들을 크게 질책했으며, 즉시 강원도 고성 지역뿐만 아니라 육·해·공군 등 전군(全軍)에 ‘1호 전투 근무태세’가 하달됐다고 한다.

이 같은 경계 태세는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북한 당국은 이번 사건에 대해 어떠한 언급도 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일부 주민들도 이 사건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식통은 “새해 군정지도국 첫 검열이고 군인들뿐만 아니라 가족 소대까지도 모두 불의에 비상소집되고 있기 때문에 소식을 모를 수가 없다”면서 “주변 지역 주민들에게도 소문이 나고 있다”고 전했다.

◆1호 전투근무체계=언제든 전쟁이 일어나면 전시태세로 전환할 수 있는 작전근무체계를 말한다.

여기서 ‘1호’를 사용한 것은 말 그대로 무력 총사령관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강력한 의지를 담아 실전에 버금가는 근무체계를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최고사령부나 총참모부에서 하달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때문에 무력 총사령관만이 하달할 수 있는 ‘전시체계’ ‘준전시체계’ 등과 구별된다. 다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총참모부가 내릴 수 있는 평시 상태의 최고 높은 단계의 근무태세라고 볼 수 있다.

북한 총참모부는 지난해 9월 우리 공무원 피격 사건 이후 동·서해 경계근무 부대를 중심으로 이 근무체계를 발령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