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주의연대, 기대 크다

북한의 체제선전용 주간지 <통일신보>는 1월 8일자 ‘남조선 우파 386 패거리들의 망동을 두고’라는 글을 통해 최근 뉴라이트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자유주의연대>를 집중 비난했다. <통일신보>는 <자유주의연대>를 ‘투항 변절자’ ‘배신자’ ‘철부지’ 등으로 거칠게 표현하며, “자유주의연대가 북한민주화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누구와도 손잡겠다는 개나발까지 불어대고 있다”고 저질스럽게 주장했다. 또한 “자유주의연대의 배후에는 미국과 한나라당, 친미 극우보수 세력이 있다”면서 “남조선에서 친미공조가 배격을 당하고 반미자주와 민족공조가 사회의 주도적인 흐름이 되고 있다”는, 자가발전식의 ‘정세분석’까지 덧붙였다.

친북세력들의 거친 공세 제압해야

<자유주의연대>에 대한 북한 선전기구들의 적대적인 태도는 충분히 예견되는 일이었다. 북한당국은 자신들의 이데올로기, 체제, 도덕성 같은 본질적인 문제를 정확히 간파하고 있는 386세대들이 공개적으로 ‘북한민주화운동’을 선포하며 남한 대중들의 주목을 끌고 있는 현 상황을 그냥 두고 보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간 남한 우파는 북한의 미래에 대한 대안이 부족했고 좌파는 북한 김정일 정권에 대한 정확하고 객관적 파악능력이 모자랐다.

김정일은 지난 10년간 우파와 좌파의 한계를 넘나들며 때로는 군사적 긴장감으로, 때로는 화끈한 퍼포먼스로 ‘분단과 독재’를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뉴라이트 운동이 좌우 양극의 부족함을 모두 채워낼 수 있을 것이라고 주목받기 시작하자, 당연히 김정일은 ‘한번 손 봐야겠다’는 심리가 발동했을 것이다.

우리는 <자유주의연대>의 투쟁이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고 생각한다. 북한의 대남선전기구에서 “역사의 흐름을 막으려는 자들은 스스로 파멸을 면치 못하게 될 것이다”라고 선언한 이상 남한 친북세력들이 <자유주의연대>에 대해 맹목적인 비난과 정치공세를 퍼붓게 될 것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통일신보>가 ‘수령님이나 공화국에 대한 적대적 태도’를 시비 삼은 것이 아니라 ‘친미 극우보수 세력에 조종을 받고 있다’며 비난한 것을 눈여겨 보면, 북한의 대남 선전기구들보다 남한의 친북세력들이 공세의 선두에 설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자유주의연대>는 이들과 맞서 북한인민들의 인권과 민주주의 실현, 그리고 한반도의 미래를 걸고 한판 싸움에 돌입해야 한다.

친김정일주의와 반북주의 모두 극복되어야

<자유주의연대>는 자유와 민주주의의 원칙을 분명히 세우고 감상적인 민족주의와 친북주의를 극복하는데 앞장서야 한다. 북한문제를 올바로 해결하는 것은 북한인민들뿐만 아니라 남한의 국민들에게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널리 설득해야 한다. 오늘날 남한사회가 겪고 있는 여러가지 어려움들은 김정일에게 우호적이거나 침묵하는 사람들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따라서 김정일 독재의 붕괴는 남한의 무능한 정치세력의 퇴출을 불러올 것이며, 이는 남한 선진화와 진보를 촉진시키게 될 것이다.

한편, 남한사회의 반북주의를 극복하는데도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진보적’이라고 평가받는 여당의 모 국회의원마저 ‘3-4년안에 통일하면 불행’이라며 북한인민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있다. 고통 받고 있는 북한 인민들을 빨갱이라며 외면하는 것만 반북주의가 아니다. 김정일 정권이 붕괴되고 나면 북한인민들을 남한 사람들이 먹여 살려야 하는 천덕꾸러기가 될 것이라며, 김정일 정권의 붕괴를 두려워하고, 남한사람들을 겁주는 사람들도 결국 지독한 반북주의 세력이다.

현재의 이념지형과 정세가 <자유주의연대>에게 꼭 유리한 상황만은 아니다. 하지만 얽힌 실타래 같은 한반도의 복잡한 환경들도 ‘김정일 정권’이라는 사회역사발전의 ‘병목지점’을 해소하고 나면 시원스럽게 정리될 수 있을 것이다. 남한 민주화운동을 이끌었고, 이제 더 업그레이드 된 486세대 <자유주의연대>가 또 한번의 ‘신화창조’에 떨쳐 나설 것을 기대한다.

박인호 기획실장park@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