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세희 “인권이 북한 문제의 중심고리”

“인권개선 요구를 통해 북한의 개혁․개방, 체제변화를 이뤄낼 수 있기 때문에 인권을 북한문제의 중심고리로 잡아야 합니다”

국내 보수성향의 대북 인권단체들이 중심이 된 ‘2008 북한인권국민캠페인(9.22~26, 서울)’의 공동대회장인 유세희(68) 한양대 명예교수는 22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남한 국민이 북한에 인권개선을 요구하면 북한 당국자들은 이를 무시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 교수는 2005년 12월에도 북한인권국제대회 공동대회장으로 활동했고, 이듬해 3월에는 유럽의회 브뤼셀 의사당에서 열린 북한인권 청문회의 한국 대표단을 이끌었다.

올해 북한인권 캠페인에서는 김석우 전 통일원 차관, 안동일 변호사와 함께 공동대회장을 맡았다.

유 교수는 “지난 10년간 두 정부는 북한 인권문제를 제기하면 햇볕정책을 저해한다며 묵살했고 국가인권위원회에서도 북한 인권문제를 전혀 거론하지 않았다”며 “그런 탓에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국민의 인식 수준이 낮아졌다”고 주장했다.

“낮아진 국민의 인식을 높이자”는 것이 올해 행사의 첫 번째 목적이라는 것.

그는 “국내의 일부 진보세력도 점차 북한인권 문제의 심각성을 인정하고 이 문제를 거론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기 시작했으나 여전히 친(親)김정일적 대북정책에 젖어 인권 거론을 기피하는 경우가 많고, 북한을 보는 시각이 과거 10년을 벗어나지 못하는 정부 인사들도 많다”고 지난 10년간의 대북 정책을 ‘친 김정일적’이라고 규정했다.

이번 캠페인이 보수단체가 주도하는 행사라는 지적에는 “우리나라 비정부기구(NGO)의 90%가 북한인권 문제에 전혀 관심이 없는 것은 지난 10년간 파생된 아주 잘못된 현상”이라고 목청을 높이고 “북한인권문제는 진보니, 보수니 하는 것을 떠난 보편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대북 인권 제기를 보수세력의 전유물로 매도해서는 안된다”고 답했다.

그는 이번 캠페인의 주요 테마로 탈북 고아 문제를 선정한 이유에 대해선 “북한인권 문제가운데 노인과 어린이가 가장 큰 피해자”라며 “탈북 여성들이 난민지위도 받지 못한 상태에서 무수한 고아들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의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해서 이 문제를 테마로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최근 김정일 건강, 북핵 등으로 북한 인권의 심각성이 가려지고 있다”면서 “언젠가 통일이 이뤄졌을 때 북한 문제가 우리의 문제라고 국제적으로 주장하기 위해서라도 북한의 인권문제를 적극 제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새 정부가 북한인권 문제를 좀더 적극 거론하겠다는 입장인 것 같다”면서 “새 정부의 노력이 잘 추진되길 바라지만 정부가 인권문제를 제기하는 데는 나름대로 제약이 많기 때문에 민간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그는 “체계적이고 지속적, 전략적으로 북한의 인권 정책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민간의 역할분담, 양면접근이 중요하다”며 “민간 인권재단과 같은 구심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캠페인의 자금 조달 문제에 대해 유 교수는 “북한인권운동에 대해 ‘미국 돈 갖고 인권운동 하는 미국의 앞잡이 아니냐’는 비난도 있지만 이전에도 미국 정부로부터 자금을 받은 것이 아니라 미국이나 유럽의 인권단체로부터 지원을 받았고, 올해는 국내에서 대부분의 기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반인권, 비도덕적인 체제에 반대하고 동포의 인권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국제 민간단체의 지원을 얼마든지 받을 용의가 있다”며 “미국의 인권단체인 프리덤하우스 같은 곳에서 좋은 목적으로 지원을 한다면 받을 것이고, 국제적인 인권공조의 폭도 넓히겠다”고 덧붙였다.

유 교수는 거듭 “핵문제가 해결되거나 개혁개방이 되면 인권문제가 자연스레 해결된다는 식으로 인권문제를 북핵, 개혁․개방에 종속시켜서는 안된다”면서 “현 정부가 햇볕정책의 본질은 그대로 둔 채 일시적으로 외부로부터 공격을 피하려 해서도 안된다”고 강조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