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6자회담 기존 입장 재확인

북한 매체들은 22일부터 중국을 방문 중인 박봉주 내각 총리의 동정을 상세히 보도하면서도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재개와 관련한 양국간 논의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있다.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 등은 23일 박 총리와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회담소식을 보도하면서 “쌍방은 자기 나라 정세를 통보하고 친선협조 관계를 발전시키는 문제와 공동의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을 뿐이다.

류젠차오(劉建超) 중국 외교부 대변인에 따르면 박 총리는 이날 회담에서 “우리는 6자회담을 반대하지 않으며 회담을 포기한 적도 없다”며 “회담 여건이 조성되면 우리는 언제든지 이 회담에 참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총리는 또 한반도 비핵화나 대화를 통한 핵문제 해결 입장에는 어떤 변화도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6자회담과 관련해 그동안 북한당국이 시종일관 견지해온 원칙적 입장을 재확인하는 데 그쳤을 뿐 새로운 내용은 없다.

북한은 ’2.10 외무성 성명’에서 “회담 참가 명분이 마련되고 회담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충분한 조건과 분위기가 조성되었다고 인정될 때까지 6자회담 참가를 무기한 중단할 것”이라고 밝혀 회담 자체를 거부하진 않았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1일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대외연락부장을 만난 자리에서 “6자회담을 반대한 적도 없고 회담의 성공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했다”며 “유관측들의 공동 노력으로 6자회담 조건이 성숙된다면 어느 때든지 회담탁(회담 테이블)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일 외무성 비망록도 “미국이 믿을 만한 성의를 보이고 행동해 6자회담이 개최될 수 있는 조건과 명분을 마련한다면 어느 때든 회담에 나갈 것”이라며 밝혔다.

회담 개최의 조건과 명분에 대해서는 △대북 적대정책 철회 및 북ㆍ미 공존의사 천명 △’폭정의 종식’ 발언 사과ㆍ취소 △’동결 대 보상’ 원칙 존중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최근 방한했던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북한을 ’주권국가’로 지칭하기는 했지만 북한의 이같은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전문가들은 2.10성명이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이 전혀 변하지 않았고 오히려 시간을 끌면서 체제 붕괴를 노리고 있다는 판단 아래 북한이 빼든 마지막 수단 중 하나인 만큼 중국이 설득한다고 해서 이같은 입장에서 쉽게 물러날 수는 없다고 분석하고 있다.

또 중국 역시 한반도 비핵화를 고수하고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반대하지만 미국이 북한의 요구에 어느 정도라도 부합되는 노력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무작정 북한에 대해서만 회담 참여를 강요할 수 없는 상황에서 6자회담 재개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는 지적이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은 2.10성명을 통해 핵무기 보유라는 강력한 카드를 쓴 만큼 쉽게 입장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이 제시한 조건과 명분이 거의 충족되지 않는 상황에서 중국이 설득한다고 해서 쉽게 바뀔 성격의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중국을 방문한 박 총리가 내각 총리로 북한의 살림살이를 책임지는 위치에 있다는 점에서 북핵문제에 대한 새로운 언급이나 결정을 하기 어렵다는 점도 기존입장만 반복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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