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북한 주민들이 청취한 대북 라디오 방송 중 주요 내용을 소개합니다.
<자유조선방송/2월 5일>
김정은 정권이 미국과의 대결을 공식 선언했습니다. 국방위원회는 어제 성명을 통해 미국과 더는 상종하지 않겠다는 뜻을 정식으로 통고한다고 밝혔습니다. 얼마 전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정보유통이 확산되면 김정은 정권이 결국 붕괴할 수밖에 없다고 한 것에 대한 대응조치입니다. 특히 성명에는 ‘핵 타격’이니 ‘본토멸망’이니 하는 따위의 원색적인 표현까지 써가면서 미국과의 정면대결을 선언했습니다.
물론 김정은 정권의 입장에서는 정보유통이 확산되면 자신들이 몰락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불쾌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진실이라는 사실은 그 누구보다도 저들 스스로가 더 잘 알고 있습니다. 때문에 국제사회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주민들의 사상을 통제하고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하려고 애쓰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이를 핑계로 미국과 정면대결을 선언하는 건 자신들의 몰락만 더 재촉할 뿐입니다.
좋든 싫든 미국은 국제사회에 가장 큰 영향력 있는 국가임은 틀림없습니다. 전 세계 어떤 지역에서라도 문제가 생기면 모든 국가들이 미국만 쳐다볼 정도로 정치군사 강국입니다. 중국이 빠르게 부상하고 있지만 미국과 협력을 중시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경제적으로도 미국은 세계 경제에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습니다. 북한 경제발전에 반드시 필요한 국제사회의 투자도 미국의 협조가 없으면 불가능합니다. 이 때문에 경제발전에 나선 중국이나 윁남, 먄마, 꾸바가 제일 먼저 한 것이 바로 미국과의 관계개선입니다.
김정은 정권은 입만 열었다 하면 경제발전과 인민생활 개선이 자신들의 최대 과제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정작 행동은 이와 정반대로 하고 있습니다. 중국과의 관계를 악화시키고 한국과는 대화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미국과도 정면대결로 치닫고 있습니다. 하지만 김정은이 할 수 있는 건 핵 시험 한 번 더 하거나 며칠 전에 했던 군사훈련 정도가 고작입니다. 물론 나이 어린 지도자의 용맹함과 과감성을 보여주기에는 좋습니다. 그러나 이는 미국의 적극적인 대응만 불러올 뿐입니다. 오바마 미국대통령이 밝혔듯이 군사적 조치는 제외되겠지만 경제제재는 대폭 강화될 것이고 북한의 국제적 고립도 더욱 심해질 것입니다. 정치는 배짱으로만 하는 게 아님을 김정은은 꼭 명심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