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도 ‘수능시험’이 있을까?

▲ 평양 인민대학습당 열람실에서 공부 중인 학생들

북한에도 남한의 대학수학능력시험과 같은 것이 있을까?

있다. 바로 ‘국가판정시험’이다.

대학입학 자격고사인 국가판정시험은 1980년 3월에 처음 시작됐다. 이 시험에 합격해야만 대학에 추천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추천을 받아야만 해당 대학에 가서 다시 대학입학시험을 칠 수 있다.

1980년 이전에는 출신 성분과 당 간부 자녀들을 위주로 대학진학을 추천하는 방식을 택해 왔다. 그러나 학력보다 출신성분 위주로 이루어진다는 일반주민의 불만과 특별히 출중하지 않은 사람을 단지 출신성분으로 선발하여 나타나는 인력관리상의 문제 때문에 ‘판정시험’이 생겨나게 되었다.

이런 제도 개선으로 북한의 핵심계층(28%)과 기본계층(45%)의 자녀들은 부모의 출신성분에 상관없이 일부 구제가 되었다. 그러나 적대계층(27%)의 자녀들은 여전히 대학입학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한 특권층의 자녀들은 여전히 중학교 졸업과 동시에 대학진학의 특권이 주어진다.

‘수류탄 던지기’도 체력검정 항목

북한은 오랜동안 9월 1일에 신학기를 시작하다가 1996년부터 3월로 바뀌면서 판정시험 역시 입학 전년도 10월에 치르고 있다. 시험을 통해 순위가 매겨지면 등수에 따라 갈 수 있는 대학이 정해진다. 북한에는 대학에 지원할 수 있는 비율이 각 시도 마다 정해져 있다.

입학년도 2월에는 대학별 입학시험과 체력검정, 신체검사를 치른다. 체력검정은 100m달리기, 1500m달리기(여자는 800m달리기), 턱걸이(여자는 철봉 오래 매달리기) 등을 한다. 특이한 것은 수류탄 던지기도 체력검정에 포함된다.

대학 입학시험 과목으로 김일성 혁명역사, 수학, 국어, 화학, 물리, 외국어 등을 본다. 국어, 영어, 수학이 다른 과목보다 비중이 높지만, 동점자가 많을 때에는 이 중 김일성 혁명역사 점수가 높은 학생을 합격시킨다. 대학선발 기준은 출신성분 30%, 당성(직통생의 경우는 ‘품행’) 30%, 성적 30%, 담임교원 평점 10%를 차지한다.

대학 시험은 논술식으로 과목당 6문제 정도가 출제되는데 90분 동안 치른다. 또 구술시험도 본다. 시험 기간은 3일~7일에 걸쳐 본다.

대학도 학과도 ‘당의 계획’에 따라

입학통지서를 받으면 그때서야 학부ㆍ학과ㆍ학급이 정해진다. 대학이나 전공학과의 선택은 입학 당사자의 희망에 따르기보다 당의 인력양성계획에 따라 결정된다. 대학에 떨어지면 단과대학이나 전문대학에 진학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직장에 들어가거나 군대에 입대한다.

그럼 북한에도 ‘재수’가 가능할까?

혹시나 재수를 하려는 마음을 먹었다면 우선 직장에 들어가 3년을 근무해야 한다. 재수생을 위한 학원이 없고, 현장에서 3년을 일하거나 군대에 나가 5년 이상 복무하여야 해당 현장에서 추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추천장은 각 시도군 인민위원회 대학모집처에서 발부 받는다. 하지만 추천장을 받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혹시 집이 부자라면 돈을 주거나 석탄 같은 현물을 공급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대학입학을 추천받는 경우도 있다. 일종의 ‘기여입학제’인 셈이다. 그러나 일단 합격을 하고나면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한다.

경제불황으로 기여입학제 통용

기여입학제가 합법적인 제도는 아니다. 그러나 김일성 종합대학, 김일성 고급당학교, 김일성 군사학교 등 국가 투자가 많고 엘리트만 요구하는 대학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대학에서 통용되고 있다.

기여입학제가 통용되는 이유는 국가의 재정지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매년 1~2명을 학장이나 당비서의 권한으로 ‘대학의 경리사업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뽑는다.

고등중학교를 졸업하고 직접 고등교육기관인 대학에 진급한 학생을 ‘직통생’이라고 부른다. 대학입학생의 비율은 대체로 제대 군인 30%, 직장인 20%, 직통생 50%로 이뤄진다.

한편 제대 군인은 이공계열은 지원할 수 없다. 사범대는 여자의 비율이 높고, 사회계열 이나 인문계열에 제대 군인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한다.

강창서 대학생 인턴기자 kcs@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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