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들은 김정은에 대해 ‘뚱보 또는 꼴꼴이(새끼돼지)’라는 별명을 사용하고 ‘김 씨 집안사람들이 나라를 망친다’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최근 입국한 탈북자 김광식(가명) 씨는 데일리NK와의 인터뷰에서 “가족이나 친한 사람들 간에 김정은을 비하해 부르는 별명이 따로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씨는 또 “주민들은 김정은이 농장 순시 때 농민모를 착용하는 등 ‘김일성 흉내기기’를 하는 선전을 보면서 ‘할아버지를 흉내 낸다고 해서 할아버지 때로 돌아가는 것 아니다’며 비아냥거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위락시설 건설에 막대한 돈을 쏟아 붓고 일회성 정치행사에 너무 골몰한다. 애비(김정일)와 똑같다”면서 “‘김정은이 주민들을 기만하기 위해 선전용 사진을 김정일 시절보다 더 찍는다’는 목소리도 들린다”고 말했다.
북한에서 장사를 했던 이금실(가명) 씨는 수확철 군량미 헌납을 강요하고 있는 당국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고 전했다. 특히 수확철 군량미 헌납을 위해 옥수수, 쌀 등 개인 식량거래 금지가 강화돼 이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이 높다고 한다.
이 씨는 “주민들은 ‘힘들게 농사를 지어도 가을 추수에 먹지 말고 다 바치라고 떽떽고니(닥달하니) 어떻게 살겠는가’, ‘나쁜놈(김정은)은 어디에 있길래 백성들을 이렇게 힘들게 하는가’라고 비난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수확철만 되면 군량미 헌납 운동이 대대적으로 벌이지고 이 시기 개인 식량 거래가 금지되는데, 김정은이 최고지도자가 된 이후 식량거래 금지가 강화돼 주민들은 죽을 맛”이라고 덧붙였다.
작년 11월 탈북한 60대 노동자 황병호(가명) 씨는 “김정은이 공개석상에 부인 리설주를 데리고 다니고 서구문화를 즐기는 것에 대해 장년·노년층의 실망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황 씨는 김정은에 대해 “서구문화에 물든 유학파 애송이가 어떻게 정치를 알며, 안다고 해도 얼마나 알겠느냐”면서 우려를 표했고, 리설주가 어깨가 드러난 상의와 짧은 스커트를 착용하는 것에는 “주민들은 ‘김정은이 오히려 (황색바람을) 장려한다’고 혼란스러워한다”고 말했다.
교사 출신 고은숙(가명) 씨는 김부자 동상에 대한 조롱행위가 확산되고 있다면서 “김일성이 손을 들어 저 높은 곳을 가리키는 것은 ‘헐벗고 굶주린 주민들은 산으로, 바다로, 들로 가라고 손짓하는 것’이고 김정일이 한손을 주머니에 넣고 있는 것은 ‘아버지 말이 옳으니 어서 살 길 찾아 남한으로 가라고 재촉하는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고 소개했다.
이들은 북한에서 ‘김정은의 최대 업적’으로 선전하고 있는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김정일이 내세웠던 강성대국 선전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 씨는 “대다수 주민들은 ‘미사일을 쏘아 올릴수록 우리의 생활은 더욱 어려워진다’며 불만을 보인다”면서 “강성대국도 ‘문 열쇠를 잃어버린 게 아니냐’면서 우상화 시설 건설에만 매달리는 당국에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