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에너지 지원 등 합의 만족

러시아는 13일 이번 제5차 6자회담 3단계 회의에서 대북 에너지 지원 내용을 담은 합의문서를 채택한데 대해 러시아의 입장이 제대로 반영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러시아는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유연한 대북 제재를 바탕으로 핵 폐기에 따른 전력 밎 에너지 공급을 통해 북한의 경제적 자립이 필수요건이라고 강조해왔다.

러시아가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 문제를 6자회담과 연계하지 말 것과 미국과 북한간 협상을 강조해온 것도 북한에 엄격한 정치경제적 족쇄를 채우는 것으로는 북한을 설득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러시아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알렉산드르 로슈코프 외무차관은 지난 11일 천영우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나 “에너지 문제는 한반도 상황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로서 핵문제 해결을 원한다면 에너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를 생각해야 한다”며 “우리는 그것을 이룰 수 있다면 핵문제 해결을 위한 요구에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에너지 대국이자 극동에서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러시아로서는 가장 자신있는 무기인 풍부한 석유 및 전력 자원을 북한에 공급함으로써 한반도 안정화에 제 목소리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합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이행하기 위해 회담 직후 5개 분야에서 워킹그룹을 구성하고 향후 6자회담국 외무장관 회담을 개최하기로 한 것도 러시아의 의중이 크게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는 간헐적인 6자회담 개최만으로는 성과를 낼 수 없다면서 밀도있는 협상을 주문해왔다.

로슈코프 차관은 “6자회담을 1년에 한차례씩 여는 것은 충분치 않다”며 “만나는 횟수를 늘리는 가장 좋은 방안은 실무그룹을 설치해 휴회기간에도 각국 전문가들이 현안을 논의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 회담에서 대북 에너지 지원과 수시 접촉을 위한 워킹그룹 구성 등 러시아가 강조해온 사안들이 합의 문건에 오름으로써 러시아는 북핵문제 해결에 더욱 자발적이고도 적극적인 중재자의 역할을 맡을 수 있게 됐다.

특히 러시아 언론은 베이징에서 6자회담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러시아에 지고 있는 80억달러 상당의 채무를 탕감하고 극동의 잉여 전력을 인도적인 차원에서 북한에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해 관심을 끌고 있다.

이는 러시아가 자금과 에너지 자원을 무기로 기존의 수동적인 회담 참가국이라는 오명을 벗고서 앞으로는 합의된 내용을 이행하는데 다른 6자회담 당사국들에 못지 않은 상당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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