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이 ‘시대정신’ ‘월간조선’ 애독자?

▲ 북한 공작원이 김정남에게 보낸 서적. 좌로부터 『김정일 이후의 한반도』(마커스 놀랜드) 『나는 김정일의 경호원이었다』(이영국) 『미친 곳에서 쓴 일기』(노베르트 폴러첸) 『우리의 탈출은 끝나지 않았다』(신상옥,최은희) ⓒ데일리NK

▲ 북한 공작원이 김정남에게 보낸 서적. 좌로부터 『김정일 이후의 한반도』(마커스 놀랜드) 『나는 김정일의 경호원이었다』(이영국) 『미친 곳에서 쓴 일기』(노베르트 폴러첸) 『우리의 탈출은 끝나지 않았다』(신상옥,최은희) ⓒ데일리NK

김정일의 장남 김정남이 도서출판 <시대정신>과 <월간조선사>에서 발행한 책을 애독해온 것으로 드러나 화제가 되고 있다.

도서출판 <시대정신>은 탈북자 강철환 씨가 쓴 책 『수용소의 노래』등 북한관련 서적을 주로 발행하는 출판사. 북한민주화운동론, 영어공용화론 등을 주장해 화제가 되었던 계간 <시대정신>을 발행하기도 했다. <월간조선사>는 한국 보수층의 의견을 대변하는 잡지와 서적을 주로 발행하는 출판사.

김정남은 <시대정신>이 출판한 『김정일 이후의 한반도』『나는 김정일의 경호원이었다』 <월간조선사>에서 출판한 『미친 곳에서 쓴 일기』『우리의 탈출은 끝나지 않았다 』등을 읽어본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일 이후의 한반도』는 미국의 경제학자 마커스 놀랜드가 쓴 책으로 북한 체제의 붕괴 가능성과 붕괴 이후의 전망을 다룬 전문서적. 놀랜드는 최근 미국 북한인권위원회의 지원으로 북한 식량문제와 관련된 보고서를 작성해 발표하기도 했다.

『나는 김정일의 경호원이었다』는 김정일 경호원으로 복무하고 요덕 15호 정치범수용소를 체험한 탈북자 이영국 씨의 수기. 일본에서도 발행돼 큰 관심을 모은 바 있다. 『미친 곳에서 쓴 일기』는 북한에서 의료 활동하면서 친선메달까지 받았다가 북한을 방문한 서방 기자들에게 ‘허가 받지 않은 곳’을 안내했다는 이유로 추방당한 노베르트 폴러첸씨가 쓴 수기이며, 『우리의 탈출은 끝나지 않았다 』는 11일 사망한 영화감독 故 신상옥 씨와 부인 최은희씨가 납북과정과 김정일의 사생활 등을 기록한 책.

이에 대해 도서출판 <시대정신> 황재일 출판부장은 “후계구도가 불확실한 가운데 김정일의 장남인 김정남으로서는 당연히 북한 체제의 미래에 관심이 많을 것”이라며 “‘아버지의 나라’가 외부에는 어떻게 알려지고 있는지도 알고 싶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남 가명은 김철 … 공작원들과 이메일로 교신”

▲ 김정일의 장남 김정남

김정남이 이러한 책을 읽어보았다는 사실은 지난 10일 서울 지검 공안1부가 김정남에게 국내 정보가 담긴 각종 책자를 입수해 넘겨온 화교 무역상 정모 씨를 구속하면서 밝혀졌다.

검찰은 “김정일의 장남 김정남이 ‘김철’이라는 가명으로 외국 포털사이트에 가입해 이메일 계정을 발급 받아 북한 공작원 조경춘(50세, 중국동포)과 수시로 교신하였다”고 발표했다. 정 씨는 2001년 무역업을 하면서 알게 된 조 씨로부터 1만5천달러를 받고 국내에서 발간된 각종 서적 등 13종의 자료를 구입해 국제특급우편 등을 통해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씨는 김정남의 측근으로 북한의 해외공작 거점인 ‘와룡연합 무역공사’의 총경리겸 베이징지사장으로 있으면서 북한 ‘대외연락부’의 지시를 받고 대만 출신의 화교 정 씨를 포섭, 한국의 국가 기밀 등의 자료를 입수한 북한 공작원이다.

국가정보원은 조 씨가 가입한 국내 포털 사이트의 이메일 계정을 검토한 결과 북한 ‘대외연락부’의 공식 지시 외에 김정남이 ‘김철’이라는 가명으로 이메일을 통해 여러 건의 특별 주문을 한 사실을 밝혀냈다.

김정남은 특히 남한 언론에 비쳐지는 자신의 모습에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그는 2001년 일본 밀입국 사건이 터진 이후 ‘북한 황태자의 잠행 미스터리’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린 잡지와 해당 방송뉴스가 녹화된 비디오테이프 등을 건네 받고 조 씨에게 “한국 잡지에서 나에 관한 기사를 봤다. 매사에 조심해야겠다”는 내용의 e-메일을 보내기도 한 것으로 전한다.

검찰 “공개된 자료라도 北 이롭게 하면 국보법 위반”

한편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정 씨는 여러 사업에서 실패한 후 우수한 거래 파트너를 자처하면서 접근한 조 씨에게 매수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조 씨에게 총 13만 달러를 받은 정 씨는 검찰에서 “자료들이 북한으로 가는 줄 알고 있었지만 모두 한국에 공개된 자료라서 불법인 줄 몰랐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남한의 서적 이외에도 노트북 컴퓨터와 데스크톱 컴퓨터, 정보통신 관련 월간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기술 시장보고서, 해킹 관련 서적, 전자공학회 논문집 등을 보냈다고 검찰 관계자는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공개된 자료라도 북한을 이롭게 할 수 있는 정보가 담긴 책자를 넘겨줬다면 국가보안법상 간첩죄가 성립한다”고 말했다.

박영천 기자 pyc@dailynk.com

▲ 김정일의 장남 김정남

김정남이 이러한 책을 읽어보았다는 사실은 지난 10일 서울 지검 공안1부가 김정남에게 국내 정보가 담긴 각종 책자를 입수해 넘겨온 화교 무역상 정모 씨를 구속하면서 밝혀졌다.

검찰은 “김정일의 장남 김정남이 ‘김철’이라는 가명으로 외국 포털사이트에 가입해 이메일 계정을 발급 받아 북한 공작원 조경춘(50세, 중국동포)과 수시로 교신하였다”고 발표했다. 정 씨는 2001년 무역업을 하면서 알게 된 조 씨로부터 1만5천달러를 받고 국내에서 발간된 각종 서적 등 13종의 자료를 구입해 국제특급우편 등을 통해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씨는 김정남의 측근으로 북한의 해외공작 거점인 ‘와룡연합 무역공사’의 총경리겸 베이징지사장으로 있으면서 북한 ‘대외연락부’의 지시를 받고 대만 출신의 화교 정 씨를 포섭, 한국의 국가 기밀 등의 자료를 입수한 북한 공작원이다.

국가정보원은 조 씨가 가입한 국내 포털 사이트의 이메일 계정을 검토한 결과 북한 ‘대외연락부’의 공식 지시 외에 김정남이 ‘김철’이라는 가명으로 이메일을 통해 여러 건의 특별 주문을 한 사실을 밝혀냈다.

김정남은 특히 남한 언론에 비쳐지는 자신의 모습에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그는 2001년 일본 밀입국 사건이 터진 이후 ‘북한 황태자의 잠행 미스터리’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린 잡지와 해당 방송뉴스가 녹화된 비디오테이프 등을 건네 받고 조 씨에게 “한국 잡지에서 나에 관한 기사를 봤다. 매사에 조심해야겠다”는 내용의 e-메일을 보내기도 한 것으로 전한다.

검찰 “공개된 자료라도 北 이롭게 하면 국보법 위반”

한편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정 씨는 여러 사업에서 실패한 후 우수한 거래 파트너를 자처하면서 접근한 조 씨에게 매수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조 씨에게 총 13만 달러를 받은 정 씨는 검찰에서 “자료들이 북한으로 가는 줄 알고 있었지만 모두 한국에 공개된 자료라서 불법인 줄 몰랐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남한의 서적 이외에도 노트북 컴퓨터와 데스크톱 컴퓨터, 정보통신 관련 월간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기술 시장보고서, 해킹 관련 서적, 전자공학회 논문집 등을 보냈다고 검찰 관계자는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공개된 자료라도 북한을 이롭게 할 수 있는 정보가 담긴 책자를 넘겨줬다면 국가보안법상 간첩죄가 성립한다”고 말했다.

박영천 기자 pyc@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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