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통일, 북 현충시설 참배 여부 관심

지난 달 서울서 열린 ‘8.15 민족대축전’을 계기로 북측 대표단이 국립현충원을 전격 방문한 것과 관련, 우리측의 답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 당시 정부의 한 고위 당국자는 이렇게 말했다.

평양에서 열리는 제16차 남북 장관급회담을 하루 앞둔 12일 정부 당국자는 “북측의 요청이 없었다”면서 “가정을 전제로 한 질문에는 코멘트하지 않는 게 관례”라며 답례 여부에 대한 질문을 피해갔다. 아주 예민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13∼16일 평양에서 열리는 장관급회담을 앞두고 정동영 통일부 장관을 포함한 정부 대표단의 북측 현충시설에 대한 답례 문제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달 8.15민족대축전에 북측 자문위원으로 참가한 림동옥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은 현충원을 방문한 뒤 “현충원 참배 결정은 어려운 것이었고 언젠가는 넘어야할 관문이었다”면서 “6.15 시대에는 모든 것을 초월해야 한다는 생각이다”라고 참배배경을 설명했다.

북측의 참배는 8.15 행사에 당국 대표단을 파견하는 문제를 남북이 협의하는 과정에서 북측이 전격적으로 방문의사를 제기, 우리측이 수락하면서 이뤄졌다.

우리 정부는 당시 북측 대표단의 자발적인 현충원 참배가 “불행했던 과거를 정리하고 진정한 화해를 실현해 나가는 첫 걸음”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한 바 있다.

당시 북측의 현충원 참배는 헌화.분향없이 묵념으로 마무리 됐지만 어쨌든 ‘현충시설 참배’라는 공은 우리측에 넘어온 셈이다.

정부 당국자는 “북측이 참배를 요청해 온 적도 없고 이 문제를 협의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결국, 아직 북측의 요구가 없기 때문에 이 문제를 적어도 현재까지 ‘공식으로는’ 검토해 본 적이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북측이 현충원을 방문했다고 해서 우리 정부가 곧바로 북측 현충시설, 특히 최소한 북측 최고 성지로 꼽히는 ‘금수산기념궁전’을 답례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이는 무엇보다 ‘진정한 화해’를 위해서는 과거사에 대한 진정한 반성과 현재 국제사회 뿐아니라 남북관계의 획기적 발전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는 북핵 등 문제가 선결돼야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북측 대표단의 현충원 참배 이후 민주노동당 국회의원들의 북한 현충시설 참배가 있기는 했다. 김혜경(金惠敬) 대표를 비롯한 민노당 대표단은 지난 달 24일 북한을 방문한 것을 계기로 평양 신미리 애국열사릉을 참배했다.

당시 김 대표는 방명록에 “당신들의 ‘애국의 마음’을 길이길이 새기겠다”고 서명함으로써 논란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북측의 대표적인 현충시설은 국립묘지격인 평양 대성산의 혁명열사릉과 신미리 애국열사릉, 그리고 김일성 주석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한 기념궁전이 꼽힌다.

혁명열사릉은 1975년 10월 개장한 곳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모인 김정숙, 김 책 전 부수상 등 북한정권 수립에 관여한 핵심인사 140여명이 묻혀 있으며 1986년 9월 조성된 애국열사릉에는 임정 요인을 비롯한 독립운동가와 해방후 사회주의 건설 유공자 등 500여명이 안장돼 있다.

평양 중심가에서 동북쪽으로 8km 정도 떨어진 금수산기념궁전은 김일성 주석의 시신이 안치된 북한내 ‘최고의 성지’로 2000년 6월 김대중 당시 대통령의 방북때 북측이 참배를 요구, 막판까지 진통을 겪기도 했다.

제16차 장관급 회담을 계기로 우리 정부 대표단의 북측 현충시설 참배 여부가 관심을 끄는 것도 이 때문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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