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 비난목적 파업소식 게재, 오히려 민주주의 가치 선전”

장성무 방송원과 <노동신문 바로보기> 전해드립니다.

– 7월 29일 노동신문 5면을 보면 ‘흡혈귀를 쳐 없애야 살 길이 열린다’는 정세론 해설이 실렸습니다. 남한 정부를 흡혈귀에 빗대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의 노조 파업 소식을 다룬 것이죠. 북한의 노동자들이 이처럼 정부를 비판하며 파업 할 수는 없을 텐데요. 이런 소식을 보면 오히려 남한 노동자들을 부러워하지 않을까요?

북한 당국에게 이것 하나 확실히 말하고 싶습니다. 파업을 할 수 있는 것 자체가 얼마나 다행이냐고요. 북한에서는 파업의 ‘파’자는 둘째 치고 파업을 하자고 이야기만 해도 쥐도 새도 모르게 없어집니다. 파업을 한다는 것 자체가 그 사회가 민주주의 사회라는 건데 북한은 남한을 욕하며 이걸 오히려 선전하고 있네요.

북한 노동자들은 사실 남한 노동자들이 파업을 하느냐 마느냐에 별 관심이 없어요. 단지 무엇에 관심이 있느냐하면, 파업할 때 사람들이 입은 옷이나 자신들처럼 비쩍 말랐는지 이런 것이나 보죠. 그러니 포동포동 살이 찌고 옷도 멋있게 입은 사람들이 머리에 검은 띠, 빨간 띠 두르고 파업하는 걸 보면서 ‘저 사람들은 왜 파업을 할까’ 궁금해 하는 정도지, 깊이 관심을 갖진 않습니다.

– 노동신문은 또 남조선 노동자들이 삶이냐 죽음이냐 하는 판가리 싸움을 하고 있다고 했는데요. 정작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의 평균 임금이 얼만지 안다면 깜짝 놀랄 것 같습니다. 어떤가요?

그렇죠. 저도 북한에 있을 때 노동자들이 파업하고 학생운동으로 시위하는 걸 보면서 왜 저런 일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여기 와서 실상을 알고 더 놀란 게, 바로 그들이 받는 임금이었습니다. 지금 현대자동차 파업을 하고 있는데, 그 사람들 한 해 평균 임금이 9700만 원이라고 하더라고요. 대체로 9만 달러죠.

그렇게 따지면 한 달에 거의 8000달러를 받는다는 거잖아요. 북한 사람들은 한 일생을 두고 만져보지 못할 돈이죠. 북한에서도 ‘귀족 노조’라는 말을 쓰긴 쓰는데, 그것만은 맞는 말이네요. 노동 귀족, 귀족 노조죠.

– 그러면서 노동신문은 ’박근혜 역도야 말로 노동자들의 피를 빨아 먹고 사는 흡혈귀’라고 했는데, 이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북한 주민들은 그들의 피땀을 쥐어짜는 사람들이 결국 다름 아닌 김정은과 그 일가라고 느끼고 있습니다. 북한의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있잖아요. 또한 ‘충성의 외화벌이’네 뭐네 하면서 전부 총동원 시킨 후, 벌어들인 돈은 김정은 주머니로 다 들어가죠.

또 마치 큰 선물이나 줄 것처럼 해놓고 정작 2·16 김정일 생일 때, 4·15 김일성 생일 때가 되면 딱딱한 사탕이나 벽돌 과자나 주지 않습니까. 심지어 북한 인민들의 운명까지 본인에게 맡기라고 강요까지 하죠. 주민들의 몸과 마음, 그리고 모든 것을 다 가지려 하는 김정은이 이런 말을 할 자격은 없죠.

– 북한 내 노동자들 뿐 아니라 최근에는 중국, 러시아, 유럽연합 국가 등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의 참담한 인권 실태가 논란이 되고 있잖아요. 북한 주민들은 이런 사실을 알고 있을까요?

잘 알지는 못하겠죠. 특히 북한 주민들은 사실 북한에서 일하나 밖에 나가서 일하나 강제노동을 한다든지 인권 유린을 당한다든지 하는 게 똑같기 때문에 그다지 개의치 않아 해요. 또 그렇게 죽을 고생을 하면서 해외에 나가 돈을 벌면 그래도 살림에 도움이 되고 자식들 뒷바라지도 할 수 있기 때문에 다들 스스로를 희생해서라도 돈을 벌려고 하죠.
 
한국 노동자 분들도 1970-80년대에 중동에, 사우디아라비아에 가서 얼마나 고생을 했습니까. 그리고 그 외화를 갖고 돌아와 나라를 발전시키지 않았나요? 하지만 차이가 뭐나면, 북한 노동자들은 해외에서 벌어온 돈의 90% 이상을 국가에 상납해야 하고 남은 10%만 겨우 제 몫으로 받게 된다는 겁니다. 이게 사람들 입을 통해서 알음알음 퍼지다보니 요즘 평양시 사람들은 해외 나가서 돈 벌어오라 하면 절대 안 간다고 합니다. 옛날에는 해외에 파견되지를 못해서 300달러, 500달러 뇌물을 바치고 갔지만, 지금은 되레 기피하는 경우가 너무 만연하다고 해요. 그래서 외국에 내보낼 노동자들은 주로 지방에서 뽑고 있다고 하더군요. 

– 다음으로 8월 1일 노동신문 6면을 보면 ‘마약에 물젖은 자본주의 사회’라는 기사가 있는데요. 자본주의 국가들이 돈벌이에 미쳐 마약을 제조하여 판매한다는 비판이네요. 북한 당국이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있을까요?

전 세계에서 마약이 가장 만연한 나라가 어디냐고 묻는다면, 제가 봤을 때 북한입니다. 북한은 초기에 백도라지 사업이라고 하면서 국가 차원에서 마약을 제조하고 외국에 밀매하기 시작했어요. 대남공작원들을 통해 외국에 내보낸 후 팔아먹게 했죠. 이걸 공작 자금으로도 쓸 수 있게 했고요.

1990년대에 들어서부터는 식량난이 닥치면서 외국의 조직 폭력배와 연계해 이 마약 제조를 국가적인 사업으로 확대해왔어요. 북한에서도 알 사람은 다 아는 공공연한 비밀이죠. 그러다가 외국에서 점차 마약에 대한 통제를 강화해 수익이 잘 나지 않으니, 이게 다시 북한 주민들에게 흘러가게 됐어요. 그래서 지금 북한에서는 어린애들까지도 얼음으로 통하는 ‘빙두’를 안 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합니다. 마약을 하는 게 큰 범죄라는 인식도 없고요. 이게 가장 큰 문제죠.

– 북한의 노동신문을 보다 보면 대체로 미국이나 남한을 비난 할 목적으로 쓴 내용들이 결국 김정은이 누워서 침 뱉는 모양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북한 주민들도 노동 신문을 보면서 이처럼 느낄까요?

글쎄요, 일단 북한 주민들도 노동신문을 볼 때 주로 5면과 6면부터 봅니다. 국제정세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파악하기 위해서죠. 이 때 주민들도 노동신문이 쓴 걸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는 않을 거예요. 대체로 뭘 좀 볼 줄 아는 사람들은 5, 6면을 보면서 국제정세를 파악하고요, 그런 것에 관심 없는 사람들은 (노동신문을) 담배 싸는 종이로 쓰죠.

노동신문의 위상이 이런데 이게 북한 주민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요? 노동신문은 그저 북한 당국이 자기네 선전용으로 만들어놓은 것이지, 그것이 북한 주민들에게 그대로 먹히는 건 결코 아니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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