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지원한 ‘국민세금 37억’ 눈 뜨고 날릴 판

정부가 지난해 북한에 이산가족 화상상봉센터 건설을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37억 원에 달하는 현금과 건축 자재 등을 제공 했지만 북측이 아직까지 착공조차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건물을 지을 돈과 자재, 심지어 공사용 차량까지 지원했는데도 반년이 넘게 착공이 안됐다면 북측이 돈과 자재를 다른 곳에 전용했을 가능성도 매우 크다.

통일부는 공사 착공 여부를 확인해달라고 요구했지만 북측으로부터 화상상봉센터 공사 진척 등에 대한 명확한 통보가 없는 상황이라고 11일 밝혔다. 북측은 그동안 남측의 현장방문과 사용내역 제출 요청을 모두 거부했다. 지난해 11월 한완상 적십자 총재가 방북했을 때도 상봉센터 부지라며 공터만 보여준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가 지난해 2월 북측과 화상상봉센터 지원에 현금지원까지 포함시키자 당시 본지를 포함한 주요 언론들은 북한에 현금을 지원하는 것은 대북지원 원칙에도 어긋날뿐더러 북한이 일부를 전용하거나 빼돌려도 이를 제어할 방법이 사실상 없다며 단계적 물자 지원을 제안한 바 있다.

당시 통일부는 “북측이 돈 쓴 명세를 통보하기로 하고, 남측이 현장 방문을 통해 사용 내역을 확인한다는 내용을 합의서에 명시 했기 때문에 전용 가능성은 없다”고 공언했다. 통일부는 BDA문제로 송금루트가 막히자 가방에 달러 뭉치를 넣어 현금 40만 달러를 전달하는 특혜까지 베풀었다.

정부는 2005년 북측과 백두산관광에 합의하면서 백두산 진입 도로와 삼지연 공항 활주로 공사에 필요하다며 포장용 자재의 지원을 요청하자 49억 원 상당을 관광공사에 지원, 피치 8천t을 제공했다. 그러나 북측으로부터 결국 부실 시공으로 8천t을 다시 지원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결국 국민 세금 49억 원을 허공에 날려버린 것이다.

정부는 또 지난해 BDA 등의 난관을 예상하지 못하고 2·13합의에서 정한 날짜에 따라 북한에 중유 5만t을 제공하기 위해 맺은 국내 정유업체와의 계약이 만료되면서 수십억 원의 손실을 국고로 충당했다.

이산가족 상봉에 필요하다면 북한에 건물 몇 채 못 지어줄 이유가 없다. 그러나 북측의 이전 행태가 충분히 우려할 점이 있음에도 선의(善意)에만 기대 현금을 지원한 행태는 여론의 뭇매를 피하기 어렵다. 향후 상황 전개에 따라서는 재발 방지 차원에서도 책임자 문책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의 반복되는 ‘혈세 낭비’는 철저한 상호주의보다 ‘지원하면 변할 것’이라는 이상주의적 대북 접근에서 비롯된 측면도 적지 않다. 결국 과거 햇볕 10년의 누적된 폐해 중의 하나라는 지적도 나온다. 통일부 조직개편을 앞두고 있는 지금 대대적인 쇄신의 필요성을 이번 사건이 또 한번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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