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이번 주라도 만나자” 추가접촉 요청

북한이 21일 ‘22분간’ 열린 남북 당국간 접촉에서 개성공단 특혜조치 재검토 등을 요구하면서도, 가능한 빠른 시일 내 추가협상을 강력히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들에 따르면 북한은 이 자리에서 “다음 접촉 날짜를 확정해 달라. 이번 주에라도 하자”고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도 “북측에서 다음 접촉을 기대하는 분위기는 분명했다”고 전했다.

정부에서는 이 같은 북측의 강·온 전략에 대해 일단 심사숙고하는 분위기다. 현인택 장관은 22일 국회에서 북한의 21일 요구와 관련, “현대아산 및 공단 입주 기업들의 의견 수렴을 통해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통일부 주변에선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는 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북한이 예상과 달리 다음 접촉 날짜를 잡자며 전향적인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의 제의를 곧바로 수용할 경우 입주 기업들의 경쟁력 악화와 북한에 끌려 다녀 ‘퍼주기’로 일관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특히 북한의 요구에 따라 개성공단 특혜조치를 변경할 경우 이미 합의된 문서를 백지화하는 선례를 남길 수도 있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제기된다.

그렇다고 북한의 대화제의를 마냥 거부하는 것도 부담이다. ‘국민의 신변안전과 개성공단 안정적 운영’을 목표로 삼고 있는 정부는 당장 억류된 현대아산 직원 유 모씨 사건과 더불어 북한의 개성공단 통행 재차단 등의 우려를 불식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는 북한의 ‘의도’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도 22일 오전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사안의 여러면을 보고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게 정부”라면서 “원칙을 지켜야 하지만 강경으로만 치달을 수는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북한이 판을 다 깨자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며 “북한에 끌려 다니지 않는다는 게 우리 정부의 일관된 원칙이지만 다만, 강경 일변도가 능사가 아니기 때문에 유연하고 탄력 있게 전략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기류에 따라 정부는 관계부처간 협의를 거쳐 북한의 기존 계약 재검토 협상 제안에 대해 역제안하는 방식을 활용, 적절한 시점에 개성공단의 안정적 발전을 위한 남북 당국간 회담을 제안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PSI 참여시기도 당분간 늦춘다는 분위기다. 대화의지를 보이고 있는 북한을 PSI를 이유로 대화창구에서 밀어낼 필요가 있겠냐는 판단에서다. 다만 PSI전면참여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 때문에 남북 추가접촉 이후 참여시기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호열 고려대 교수는 ‘데일리엔케이’와 통화에서 “북한이 강온전략을 펴고 있는 상황에서 ‘의도’를 분명히 파악하기 위해서라도 대화제의에 응해야 한다”면서도 “다만, 일방적으로 북한의 전략에 끌려갈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의제, 절차 등을 조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유 교수는 “당장 성과를 내기위해 북한이 대화를 재촉하는 상황에는 말려들 필요가 없다”며 “토지공사, 현대아산 등과의 경제적 협의를 거치고, 정부 당국의 억류된 현대아산 직원 문제 등을 면밀히 검토한 다음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동아일보 등에 따르면 북한은 통지문에서 “남측 기업은 많은 돈을 벌고 있는데 북한 노동자들은 기껏해야 얼마 벌지 못하고 있다”면서 “개성공업지구 사업을 통해 얻는 것이 거의 없고 손해만 보고 있는데 이런 계약을 그대로 가져갈 수 없다”고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은 또 “땅값도 올리고 노동력값도 올리겠다”면서 “우리는 굉장히 (진정성을 갖고) 개성공업지구 사업을 유지하려고 했는데 남측은 ‘우리가 돈에 목을 매 (사업을) 깨지 못하고 있다’고 선전을 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그러면서 2014년부터 지불하도록 돼 있는 토지사용료를 4년 앞당겨 내년부터 낼 것과 북측 근로자의 임금을 조정할 것 등 두 가지 요구사항을 내건 뒤 “우리는 개성공업지구 사업이 원만히 진행될 수 있도록 성의와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을 맺은 것으로 나타났다.

PSI에 대해서는 “우리가 이미 전쟁 선포로 간주할 것이라고 밝힌 이른바 PSI는 남북관계를 험악한 지경에 몰아넣고 있다”며 원론적 수준에서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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