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강도서 ‘탈북 시도자 총살’ 사건…간부 아들도 사망”

투먼 양강도 지린성 국경 마을 북한 풍서 밀수 금지
지난 2월 중국 지린성 투먼시 국경 근처 마을. 맞은편에는 북한 양강도 풍서군이 보인다. / 사진=데일리NK

북한 양강도에서 탈북을 시도하던 주민 10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다고 5일 소식통이 전했다. 특히 사망한 이들 중에는 대홍단군 당 부위원장(군 당 조직비서)의 30대 아들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이 이날 데일리NK에 전한 사건의 경위는 이렇다.

지난달 28일 저녁 11시 국경경비대 25여단 직속 1중대 정치지도원 김모 씨 외 군인 2명의 방조 하에 대홍단군 당 부위원장의 아들을 포함한 3명이 강을 건너 중국으로 넘어가려던 중 순찰을 하던 부중대장(상위)에게 적발됐다.

부중대장은 이들의 탈북 정황을 포착한 뒤 곧바로 잠복근무 성원들에게 비상을 걸고, ‘즉시 사격하라’는 명령을 하달했다.

탈북 행위를 눈감아주려던 중대 정치지도원 김 씨는 즉각 부중대장에게 ‘내 물건’이라며 사격 명령을 철회할 것을 지시했으나, 부중대장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강을 건너는 자들은 반역자들’이라며 무조건 사격 지침을 고수했다.

중대 정치지도원은 인민군 계급상으로 상위 또는 중위에 속하지만, 사실상 당에서 파견돼 부대 작전이나 훈련과 같은 군사업무뿐만 아니라 내부의 전반적인 정치사상 사업을 조정·감독하고 책임지는 역할도 맡고 있다는 점에서 부중대장에 비해 실질적 권력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이번 사건에서 중대 정치지도원은 북한 당국이 엄금하고 있는 월경죄를 방조했다는 절대적인 약점을 보였기에 부중대장으로서는 그에 맞서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중대 정치지도원과 부중대장이 탈북을 시도하는 이들에 대한 처리 방안을 두고 언성을 높여가며 싸웠으나, 결국 대홍단군 당 부위원장의 아들 등 3명은 국경경비대 군인들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

이런 와중에 당시 한쪽에서는 평범한 가정의 일가족 7명이 국경경비대의 방조 없이 도강할 계획을 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은 앞서 3명이 총에 맞아 죽는 것을 보고는 미리 준비한 독약을 먹고 전원이 자살했다고 한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소식통은 “현재 정치지도원 김 씨는 25여단 보위부에서 취조를 받고 있다”며 “조만간 ‘1호 방침’에 의해 총살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소식통은 이번 사건에서 사살된 3명 가운데 1명인 대홍단군 당 부위원장 아들의 탈북 시도 배경에 대해 “혜산시 인민위원회에서 일하던 그는 군량미를 등급별로 500kg 이상 팔아넘긴 혐의로 도 검찰소 검열을 받게 되자 탈북을 꾀한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