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개성공단 ‘위협 지렛대’로 쓰다 버릴수도?

북한은 8일 김양건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의 담화를 통해 “공업지구사업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대변인 담화를 통해 ‘폐쇄’를 언급한 지 9일 만에 전격 중단을 선언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김 비서는 이날 담화에서 북측 근로자 철수하고 존폐 여부는 검토할 것이라며 “이후 사태가 어떻게 번져지게 되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남조선 당국의 태도 여하에 달려있다”고 했다. 그러나 북한의 의도와 달리 입주기업의 피해가 장기화되면 회복 불가능에 따른 사실상 폐쇄 수순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북한의 이러한 강경조치에 대해 윤덕룡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살아남기 위한 과도한 충성경쟁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이 주장하는 최고 존엄을 훼손한 것과 관련 내부에서 강경한 주장들이 끊임없이 제기되면서 개성공단에 대한 조치가 강화됐다는 것이다.


윤 선임연구위원은 “김정은은 젊고 권력이 확고해지지 않은 조건이고 며칠 새 권력 순위가 바뀌고 군부의 별이 붙었다 떨어지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최고존엄’과 관련한 발언에 관련 부서 사람이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 위험해지기 때문에 과당 충성경쟁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근로자 철수는 개성공단을 한반도 긴장고조의 지렛대로 활용하는 와중에 보인 조치로, 최근 북한의 태도를 볼 때 위협수위를 최대한 끌어 올리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많다. 


북한이 대남담당 비서를 내세워 개성공단 근로자 철수 경고를 하고 즉시 이를 이행한 것은 북한이 개성공단과 평양 주재 외국 대사관의 철수 시한으로 제시한 10일에 맞추기 위한 의도된 행동이라는 것이다. 


북한은 최근 무수단급 중거리 미사일을 동해로 이동, 미국령 괌과 하와이를 정조준하며 위기감을 높여왔다. 동시에 핵실험 갱도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며 주목을 끌었다. 이에 김정은의 노동당 제1비서 취임 1주년과 김일성 생일에 맞춰 ‘개성공단 잠정 폐쇄→미사일 발사→핵실험’의 수순을 밟으며 한반도 긴장을 극대화 시키려는 의도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개성공단에 이해(利害)가 없는 군부가 긴장 고조를 위해 공단 폐쇄를 적극 권유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개성공단에서 획득한 외화 대부분은 노동당 자금을 관리하는 38호실과 39호실로 흘러간다. 임금으로 제공되는 8천∼9천만 달러를 포기하기가 쉽지 않은 결단이지만, 이 자금과 이해관계가 없는 군부가 긴장 고조를 위해 김정은에게 폐쇄를 적극 권유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김정은도 정권 자체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개성공단과 당 자금 관리 담당자들보다 군부의 견해에 귀를 기울였을 수 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개성공단 수입이 북한 경제에 과거와 같은 큰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 1월 기준 개성공단에는 총 5만 3397명의 북한 근로자가 일하며 연간 약8586만 달러(약 984억 원)가 북한 당국에 넘겨지고 있지만, 2011년 북한의 무역총액은 63.2억 달러로 2000년(개성공단 초기) 19.7억 달러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한 상황이다. 북한의 대외 경제규모가 커지면서 개성공단 외화소득이 북한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줄어든 셈이다. 


특히 최근 북한이 외화벌이를 목적으로 해외 인력수출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평균 134달러에 불과한 저임금 구조도 김정은 정권의 개성공단 유지에 유인을 주지 못하고 있다.


중국 매체에 따르면 중국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의 월평균 임금은 1500위안(241달러)으로 개성공단을 넘어섰고, 이 중 60%가량을 북한 당국에 납부하고 있다. 단순 계산으로 개성공단을 폐쇄하고 근로자를 중국 등지에 보낼 경우 북한 당국으로서는 이익은 늘어나는 셈이다.


한편, 북한의 개성공단 철수는 남측에 일종의 항복을 받아내려는 ‘북한식 총파업’이라는 해석도 있다. 노동자들이 회사측에 맞서 권리 쟁취를 위해 사용하는 파업권을 남측을 굴복시키는 벼랑끝 수단으로 북한 당국이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