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전쟁’ 두 교수 지원강연 눈길

동국대 본관 앞에서 일주일째 천막 농성을 벌여온 강정구 교수가 14일 저녁 잠시 자리를 떠나 서울대서 강연을 하는 동안 성공회대 한홍구 교수는 같은 시각 천막에서 강 교수 지원 강연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대표적 진보학파로 꼽히는 두 교수는 이날 논란을 빚고 있는 ‘한국전쟁은 통일전쟁’ 발언에 대해 ‘분명 통일전쟁’이라고 한 목소리를 내며 ‘학문의 자유’를 재차 강조했다.

한 교수는 지난 2001년 ‘만경대 발언’으로 강 교수가 강의를 하지 못하자, 대신 강의를 맡아준 교수 중 1명이다.

이날 저녁 서울대 자본주의연구회 주최하에 ‘통일전쟁 논쟁과 한국사회’라는 주제로 강연한 강 교수는 이번 사건이 자신의 학문 좌표인 ‘냉전성역 허물기’에 대한 반발 움직임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말을 꺼냈다.

그는 ‘냉전성역’으로 ▲6.25전쟁은 북한의 불법 침략 전쟁 ▲연방제는 적화통일방안 ▲북방한계선은 군사분계선 등 3가지를 예로 들며 “이같은 냉전성역을 허물지 않고서는 진정한 남북 화해를 이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직위해제 조치에 대해 서운함을 감추지 않으며 “대학은 학문을 뒷받침하고 참과 진실을 밝히며 울타리가 되는 곳”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한 학생이 만경대 발언에 대해 질문하자 “나라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그 후손까지 민족정신을 함양한다는 목표로 설립된 만경대학원 생각이 나서 자연스럽게 쓴 것”이라며 “이를 순수하게 바라보지 못하니 문제”라고 답했다.

같은 시각 강 교수가 자리를 비운 동국대 천막에서는 ‘강 교수의 뜻에 80% 동의한다’는 한 교수가 릴레이 강연 첫 강연자로 나서 강 교수 지원에 나섰다.

한 교수는 60여명이 모인 천막강연에서 “물리적 통일을 시도한 한국전쟁은 분명 통일전쟁이고 이를 문제삼는 것은 트집에 불과하다”고 강 교수를 거들고 나섰다.

그는 국가보안법 문제에 대해 “신분제나 노예제처럼 악법은 계속 어겨서 없애버리는 것이 인류 진보의 역사”라고 강조했다.

국정원 과거사진실위로 출근하고 있는 그는 “예전 같으면 이런 이야기하면 국정원에서 잡아갔을 텐데 세상이 참 많이 바뀌고 발전했다”며 웃음 지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