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격 천안함 전시대 앞에서도 괴담은 계속됐다







▲ 합조단 관계자들이 설명회 참석자에게 관련내용을 설명하
고 있다. 황주희 기자

국방부는 최근 들어 천안함 의혹 해소를 위해 언론단체와 시민단체, 트위터 이용자 등을 대상으로 ‘천안함 설명회’를 잇따라 개최하고 있다. 이 설명회에는 피격된 천안함을 직접 관람하는 프로그램도 포함돼 있다. 


합조단 관계자는 이날 기자에게 지난 29일 있었던 언론단체와 방송사 PD들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 결과를 전하면서 “제기된 대부분의 의혹에 대한 해명이 이뤄졌고 참석자들도 합조단의 설명을 수긍하는 분위기였다”면서 “초병이 물기둥 생성지점으로 지목한 지역과 실제 사고 지점의 각도 문제 같은 미미한 문제만 남아있었다”고 말했다.


사실상 현장에서 제기된 의혹이 대부분 해소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음날 이들 매체는 설명회 소식을 전하면서 ‘오히려 의혹이 증폭됐다. 설명회는 낙제점이었다’는 정반대의 보도를 냈다.    


이날 외신과 인터넷 매체, 트위터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설명회에서도 이런 의혹 제기는 반복됐다. 설명회 참석 대다수는 합조단의 조사결과를 신뢰하는 분위기였지만 일부 참석자들은 합조단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관련 의혹을 계속해서 제기했다. 고장난 녹음기의 반복된 멘트였지만 천안함 괴담이 신념화 돼있음을 보여주는 소재이기도 했다.


평택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피격된 천안함을 둘러보면서 설명을 듣는 자리에서 한 괴담론자의 질문과 합조단 관계자의 답변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Q. 음향어뢰의 폭발로 버블제트 효과가 나타나 천안함이 두동강이 났다고 했는데 왜 북한이 직주 어뢰를 쏘지 않고 음향 어뢰를 쏘았는가? 직주 어뢰를 쏘면 함정이 더 크게 파괴됐을 것 아닌가?


A. 직주 어뢰가 파괴력이 크다는 것은 잘못된 정보이다. 버블제트의 파괴력이 훨씬 크기 때문에 이러한 어뢰를 사용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이다. 직주 어뢰는 발견 가능성도 더 크다. 


Q. 함미 부분 프로펠러는 왜 이렇게 손상(휨 현상)된 것입니까?
 
A. 피격 후 갑작스럽게 프로펠러가 정지되면서 휜 현상이 발견했을 것으로 본다. 이 부분은 국제조사단의 해석이 크게 작용했고, 시뮬레이션 결과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Q. 북한 잠수함이 우리 해역에 침투해 기다리고 있다가 어뢰를 쏘아 우리 함선을 정확하게 피격시킬 가능성이 얼마나 되나? 이런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지 않는가?


A. 나는 잠수정 함장으로 10년을 근무했으며 실제 어뢰를 쏴 함정을 폭파시키는 훈련에도 참석한 적이 있다. 연합 훈련에 참석한 외국군은 한국의 동해와 서해가 잠수함 활동의 파라다이스라는 표현까지 쓴다. 천안함급 함정의 소나에는 10Km 이내 잠수함을 발견할 수 있는 레이다망이 그려져 있으나 실제 발견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안타깝게 생각한다.
 
Q. 그렇다면 우리는 북한의 잠수함 침투에 무방비 상태인가?


A. 천안함급 함정에 장착된 소나로만 북한 잠수함에 대한 작전을 하지 않는다. 우리 함정의 소나뿐만 아니라 대형 함정에 있는 링스헬기와 P3 감시체계, 한미연합 대응 체계 등을 통해 다중으로 감시한다. 


Q. 적의 공격에도 파괴되지 않을 정도여야 하는데 천안함은 함선 외부를 둘러싼 철판의 두께가 2cm에 불과한가?


A. 천안함 제작 당시 작전에 적절한 함선의 설계가 이뤄졌다. 철판의 두께에 맞게 무기도 개량되고 그런 상관관계를 갖는다. 


Q. 절단면에 있는 형광등은 왜 깨지지 않았나?


A. 함정에 있는 형광등은 일반 형광등이 아니다. 함정이 피격됐을 때 불빛이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그래서 큰 충격에도 버틸 수 있도록 특수 재질로 제작된다.
 
현장 견학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피격된 천안함이 가장 결정적인 증거라는 점이다. 절단면과 전선 및 부품 상태, 전체적인 함정 상태가 버블제트에 의한 침몰임을 증언하고 있다. 이날 현장견학에서 의혹을 제기한 이 참석자는 이러한 결정적 증거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또한 북한의 의도와 관련된 추정과 가정, ‘나로호 파편도 바로 발견했는데 80m가 넘는 천안함을 왜 바로 발견하지 못했나’ ‘러시아측 보도에 따르면 이런 잠수함도 발견하지 못하는 해군은 ‘밥통’이라고 했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는 등의 질책성 질문을 쏟아내 관계자들을 당혹스럽게 만들기도 했다. 나로호의 경우 추락 다음날 우리 이지스함이 수중이 아닌 바다 위에 떠있는 동체 파편 2개를 발견해 수거한 바 있다.   


또 여성 참석자는 합조단 설명회 과정에서 의혹에 대한 질문은 생략한 채 “버블제트로 추정한 합조단 설명은 확실한 사실이 아니다. 저들도 제대로 확신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버블제트를 이용해서 공격할 이유가 있었겠나. 여기에는 또 다른 진실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침몰지역에서 발견된 어뢰 잔해와 절단면 상태, 초병의 100m 섬광 관측, 지진파 분석,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얻어낸 조사결과를 ‘추정’이라는 이유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그녀는 자신을 어뢰전문가라고 소개했다.  








▲ 천안함 장병들이 사용하던 헬멧. 황주희 기자
이날 합조단 관계자들은 의혹을 제기한 참석자 1명을 설득하기 위해 5명의 관계자들이 직접 대면하면서 해명에 나서는 모습도 보여줬다. 군 관계자들은 한 치의 의혹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전력을 다했지만 이들의 의혹을 완전히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였다.  
 
이날 견학 현장에는 천안함 장병들이 사용했던 헬멧과 구명복, 물컵과 각종 도구들도 전시돼있었다. 우리 군은 46명의 장병들이 순식간에 수장된 사건의 진실을 규명해 국민 앞에 내놨지만 소위 괴담론자들에 의해 조롱받고 배격당하는 또 다른 참사를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