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과 개방으로 北 축산인 모두 부자되는 날을 기다립니다

지난 2017년 봄, 모아진 퇴비를 트랙터에 싣는 북한 농민들의 모습. /사진=데일리NK

보고싶은 고향의 축산인 여러분, 기해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지난해에도 북한 주민들의 부족한 단백질 공급을 늘리기 위해 맨손으로 분투한 북한 축산인 여러분에게 따뜻한 위로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난해 대북제재로 어려운 조건에서도 육종 개발과 농장 운영, 방역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오신 것으로 압니다. 올해는 황금돼지의 행운을 받아 이러한 노력이 구체적인 결실을 거두기를 희망합니다.

현재 남한의 경기도 안성과 충북 충주 등 3곳에서 구제역이 발생했습니다. 설명절 이동을 틈타 전국으로 번지지 않을까 축산농가들이 애를 태우고 있습니다. 구제역은 여러 경로로 전파될 수 있고, 야생동물이나 심지어 바람을 통해 넘어다닐 수 있기 때문에 남북 접경지역에서는 방역에 만전을 기해주기 바랍니다.

세계화로 경쟁력을 확보한 한국의 축산 기술

북한에서 근 10여년간 시장화가 진행되고 생활 여건이 부분적으로 개선되면서, 곡물 위주의 소비만 집중하다가 최근 들어 고기나 유제품 같은 축산식품의 소비가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개별 축산농가를 중심으로 닭이나 개, 돼지 등의 사육두수가 지속적으로 늘고 규모도 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생산과 유통에서 자율성의 부족, 사료 부족, 전염병 발생 등으로 사육 두수의 대폭적인 증가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여러분도 잘 아실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축산업은 글로벌 경제의 영향으로 시장 개방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여기다 축산인구의 노령화가 진행되고 환경규제와 식품안전 규제가 갈수록 강화되는 추세라 축산 농가들이 맞은 도전과제가 만만치 않습니다.

그러나 이런 어려움을 한국의 축산농가들은 선진 육종 개발과 농장 운영의 첨단화로 해결하며 여느 선진국 못지 않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을 이용한 현대적 기술을 접목하고 수의 질병 치료 기술과 대형 축산농장 운영기술을 발전시켜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중국, 러시아 등 세계로 진출하고 있습니다.

출범 7년을 넘어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다시는 인민들이 굶주림과 고난을 모르는 사회를 만든다”고 선전하고, 농업과 축산의 고리형 순환정책을 내세우고 축산업의 발전을 통한 행복한 미래를 만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여러분들이 더 잘 아시는 것처럼 그렇지 못합니다. 전 세계의 수준과 비교하면 해가 갈수록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퇴보하고 있다는 진단이 더 어울릴 것입니다.

북한도 남한과 같이 지속가능한 축산업을 위하여서는 축산물 생산구조가 확실하게 바뀌어야 합니다. 시장의 수요에 맞게 기업의 규모를 변화시키고, 국가의 계획에 기초한 생산 및 공급방식에서 확실히 벗어나 생산자 소비자를 통해 이윤을 만들어 내기 위해 스스로 결정하는 자율생산구조로 바뀌어야 합니다.

도시와 농촌에서 가족 농 중심의 축산전문 농가를 육성하여 축산에서 생산되는 부(富)가 그대로 생산자들에게 돌아가도록 하여야 합니다. 또한 국가의 온갖 정책에 따른 사회적 부담에서 확실하게 벗어나 공짜로 바치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말 그대로 ‘수탈’이 아닌 정당한 세금이 될 수 있도록 축산업자들도 목소리를 낼 준비를 해야 합니다.

자율과 개방으로 급속한 성장 이룰 수 있을 것

북한 축산업 성장에서 가장 큰 문제는 사료와 우량한 종축(種畜)이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북한에만 없다는 것이 이상하지 않습니까? 세상에 우량한 가축품종은 얼마든지 사올 수 있으며, 내부에서 생산하는 것보다 싼 가격으로 우수한 사료도 들여올 수 있습니다.

문제는 폐쇄적인 경제정책입니다. 세계로 나오면 한국의 축산업자들처럼 마음껏 축산을 할 수 있으며 돈도 벌 수 있습니다. 여러분 같은 열성과 부지런함만 있다면 처음에는 어려움도 겪겠지만 결국 성공을 이뤄낼 수 있다고 자부합니다.

지금 세계 축산업의 규모와 기술은 형제 여러분들이 상상도 하지 못할 정도로 첨단 기술이 전 부분에서 도입돼 획기적인 발전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한국의 축산도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북한 정부가 비핵화를 확실하게 해서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고 개방의 문을 활짝 열기만 하면 기회는 여러분에게 열릴 것입니다.

하고 싶은 말은 정말 많지만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2019년 새해 북한 축산인 모두 건강하시고 여러분 모두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함께하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