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대사 “北 경제파탄 전제해 통일과정 준비해야”






▲1일 이화여대에서 독일통일 20주년 기념 학술대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 황주희 기자


한스 울리히 자이트 독일 대사는 1일 “북한의 경제상황이 기대보다 낮을 것이라는 것을 전제하고 통일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한국유럽학회와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이 공동으로 주최한 독일통일20주년기념학술대회에서 독일이 통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의 오류를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자이트 대사는 “독일이 통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범했던 오류 중의 하나는 동독의 경제력을 지나치게 과대평가 한 것”이라면서 “공산권의 선전을 믿지 않았지만 사실에 기반을 두었을 것이라 보고 동독 경제가 어느 정도는 탄탄할 것이라고 믿었었다”며 말했다.


그는 이어 “또 하나의 오류는 서독의 높은 사회복지 시스템을 동독에 그대로 적용한 것”이라면서 “결국 어마어마한 사회보장제도와 비용이 서독 사람들의 주머니에 나가게 되는 부담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이 이 같은 오류에서 긍정적일 수 있는 것은 한국의 사회복지제도와 서독의 사회복지제도는 차이가 있기 때문에 어마어마한 사회복지 비용이 지출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독일이 통일과정에서 동독의 낙후된 시설을 처리하는 비용이 많이 들었는데 북한은 제로에서 시작하니까 시설처리비용의 부담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발표자로 참석한 유진숙 배제대학교 교수는 독일이 통일정책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었던 요인으로 ▲헬무트 콜 수상의 권력  ▲정책 추진에 기반이 된 수상청 조직 ▲기민련 노선 계승과 사민당 정부의 신동방정책의 연속성 유지에서 온 정당 정치적 합의 ▲동독 시민운동이었다고 분석했다.


유 교수는 “독일의 통일 사례는 장기적으로 일관되고 초당적인 통일정책에 근거한 (동서독의) 신뢰관계 형성이 중요한 요인임을 보여준다”며 “이를 위해서 대통령과 긴밀한 연계 하에 움직이는 통일정책 전담 정부조직의 구성과 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엄종식 통일부 차관은 축사에서 “준비 없는 통일은 고난과 새로운 갈등을 가져올 수 있다”며 “눈앞의 비용이나 어려움으로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 통일은 비용 이상의 편익과 효율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기에는 북한의 결단과 노력도 필요하다”면서 “천안함사건을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