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함북 세관, USB 반입 검열 강화…청진 스텔스 USB 사건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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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용 저장장치 USB. / 사진=데일리NK

일부 북한 세관에서 USB 등 휴대용 저장장치에 대한 검열을 강화하고 심할 경우 반입 자체를 불허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지난 7월 함경북도 청진시에서 발생한 스텔스 USB를 통한 대규모 외부정보 유입·확산 및 체포 사건의 여파로 보인다.

앞서, 본지는 청진 일대에 외국 영화, 드라마 등 외부정보가 광범위하게 퍼졌으며 이로인해 보위원, 보위부원을 포함한 상당히 많은 주민들이 체포·소환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러면서 최초 외부정보가 담긴 저장매체가 공(空) USB로 위장된 일명 ‘스텔스 USB’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관련기사 : “외부영상 확산에 청진 일대가 발칵”…스텔스 USB 이용된 듯)

대북 소식통은 18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새 메모리(USB)인데 몇 번 쓰면 이상한 내용의 영상이나 글씨가 나타나는 것이 있다”며 “이 때문인지 함경북도 세관들에서는 새것인 메모리들도 엄격하게 검사를 하거나 아예 반입을 시켜주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친분이 있는 한 세관원이 중국에 나간 무역업자들에게 얼마 전부터 ‘문제가 커질 수 있으니 메모리는 일절 가져오지 말라’는 언지를 준다고 하더라”면서 “메모리 반입에 대해 북한 당국이 상당히 엄중하게 대처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북한 세관은 서적, CD의 경우는 전수조사하고 새 USB의 경우에는 특별한 경우에만 조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새 USB 중 일부가 스텔스 USB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단속을 대폭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당국이 스텔스 USB를 통한 정보 유입을 상당히 심각한 위협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또한, 일부 북한 보따리상들도 중국인이 호의로 주던 USB에 대해 강한 경계심과 거부감을 나타내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북한 보따리상들이 최근 들어 중국인이 선물로 건네던 새 메모리에 대해서 의심하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며 “메모리를 주는 이유에 대해서 꼬치꼬치 따지면서 받지 않겠다며 거절하는 이들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 보위부가 나서서 청진 USB 사건을 수사하는 등 당국이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자 보따리상도 몸을 한껏 움추리는 것이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북한 당국이 대형 사건이 발생하면 일부 사람을 본보기로 삼아 강한 처벌을 내리면서 체제단속을 하는 경우가 있어 보따리상들이 스스로 몸을 사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함경북도 세관에서 USB를 원천적으로 막고 있어 다른 지역 세관에도 같은 조치가 내려졌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소식통은 “북한 세관에 USB 단속 강화나 반입 금지 등의 조치가 내려질 정도라면 다른 지역 세관도 사정이 비슷할 수 있다”며 “평안북도, 자강도, 양강도 등의 (북중) 국경 지역에서도 청진시 같은 (스텔스) USB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당 세관에서 USB 단속이 강화됐는지 여부는 정확하게 확인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