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은 15일 지난 10년간 김대중, 노무현 정권의 햇볕정책에 대해 “과학이 이렇게 발달된 21세기에 그런 말을 쓰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그건 만화에나 있는 말”이라고 혹평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SBS 라디오 특별기획 ‘한국현대사 증언’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13일부터 ‘김영삼 전 대통령의 집권 비망록’이란 제목으로 20회에 걸쳐 집권 시절 비화들을 육성으로 들려주고 있다.
그는 2000년 6월 첫 남북정상회담에 대해서도 “돈을 6억 달러나 갖다주고 만났다는 것 자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어떻게 정상회담을 하는데 6억 달러나 주고 하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2007년 10월 두번째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그런 정상회담은 다음 정권에 남겼어야 한다”며 “대통령으로서 아무것도 수행할 게 없는데 김정일한테 약속을 엄청나게 해주지 않았느냐. 그것도 구걸해서 한 것이다. 그런 창피한 짓은 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전 대통령은 개성공단을 비롯한 남북 경제협력에 대해 “(북한에) 갖다 주는 게 경제원조지, 경제협력은 아니지 않느냐. 그런 용어 자체가 국민을 속이는 말”이라며 “일방적으로 (북한을) 도와주는 것이며 결국 달러를 갖다 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재임기간 ‘동북아 균형자 역할’을 강조한 것과 관련 “우리가 무슨 힘으로 균형자 역할을 할 수 있느냐”며 “그건 자격없는 사람이 한 말이고, 외교적인 면에서 전혀 상식이 없는 말”이라고 비판했다.
바람직한 남북관계의 방향에 대해서는 “대등한 입장에서 해야 한다”며 “이명박 정부가 일방적으로 갖다 주기만 할 게 아니라, 개성공단 문제·금강산 관광문제 등을 전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그는 김일성 사후 김정일을 만날 생각이 없었냐는 질문에는 “김일성은 세계 공산권 지도자들을 만난 경험이 있고 국정을 운영한 50년의 노하우가 있었다”며 “하지만 김정일은 전혀 경험 부족인 사람 아니었느냐”고 답했다.
북한의 ‘통미봉남’ 전략에 대해 “미국이 이에 동조해주거나 남한을 소홀히 하고 북한하고 손잡는 일은 절대 안하더라”며, 대미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으로 ‘신뢰’를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