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北, ‘좌절과 불만 징후’ 감지”

북한이 국제사회의 식량지원을 거부하고 나선 것은 식량배급제 강화를 통한 주민 통제를 강화하는 동시에 시장경제 도입으로 피해를 보고 있는 도시주민의 반발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저널은 식량난에 시달려온 북한이 올해 거둔 풍작과 한국, 중국의 식량지원에 힘입어 내부 위험요소 제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은 국제사회의 지원을 거부함으로써 식량배급 제도 강화와 외부정보 유입 차단 등을 통한 통제권 강화를 추구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저널은 특히 북한 당국이 시장경제 논리에 따른 식량판매를 금지하고 사회주의적 배급체계를 강화시킨 것에 주목하면서 시장경제 논리 도입 이후 상대적으로 피해를 본 도시지역 주민을 달래기 위한 목적이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식량난 타개를 위해 농촌에 시장경제를 도입함으로써 식량증산의 목적을 어느 정도 달성했으나 그 여파로 핵심 지지층인 도시지역 주민들은 실업률 급증과 식량가격 급등에 따른 생활고로 고통을 받아왔다는 것.

여기에 시장경제 도입으로 자본을 축적하고 있는 일부 계층이 새로운 정치세력으로 부상하는 것에 대한 북한 지도부의 경계심리도 작용했을 것이란 게 미국측 분석이라고 저널은 전했다.

오스트리아 빈대학의 북한전문가이며 경제학자인 뤼디거 프랑크 교수는 북한이 “좌절과 불만의 징후”를 감지한 것 같다면서 핵심 지지층인 도시 거주자들의 희생을 담보로 취한 시장경제적 조치들에 대해 급제동을 걸어야만 한다고 느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저널은 그러나 북한의 이 같은 조치가 올해 기록한 10년만의 풍작과 한국, 중국의 관대한 식량지원으로 가능했을 것으로 보이지만 만성적인 식량난을 경험한 북한의 실정을 감안할 때 커다란 도박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구호기관 관계자들과 경제학자들도 북한이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풍작을 거둘지 불투명한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하면서 내년 농사에 실패하고 한국과 중국의 식량지원이 줄어든다면 북한이 내년에 또다시 기근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저널은 북한이 국제사회에 대해 식량지원 대신 발전소 건설 지원과 같은 개발지원을 요구하고 있지만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지 않는 한 개발원조를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뉴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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