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FP통한 대북지원, 상황고려해 결정”

정부는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한 대북지원을 일단 보류하되, 다음 달 2일 베이징에서 있을 WFP의 대북 지원촉구 기자회견 등을 지켜본 뒤 제반 상황을 검토해 결정하기로 했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정부는 28일 외교.통일.국방 등 관계 부처 장관들이 참석한 안보정책조정회의를 열어 최근 WFP가 요구해온 대북 식량지원 프로그램 동참 문제를 논의, 이 같이 입장을 정리했다.

정부 당국자는 29일 “내주(9월2일) WFP의 기자회견을 듣고 북한 식량사정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후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통한 소식통은 “28일 장관급 회의에서 ‘옥수수 5만t 정도라도 곧바로 지원하자’는 의견도 나왔지만 최근 남북관계에서 발생한 여러 사건들을 감안할 때 당장 지원하기는 어렵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렸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다른 소식통은 “아직은 WFP를 통한 대북 지원에 대해 최종 결정을 내린 것이 아니라 검토하는 과정에 있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WFP를 통한 대북 지원을 일단 보류하기로 한 데는 북한의 식량사정이 긴급지원을 필요로하는 단계는 아니라는 판단에다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 북의 핵시설 불능화 중단, 간첩 원정화씨 사건 등에 따른 정세 변화 등이 고려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정부는 인도적 대북지원은 조건없이 추진한다는 기존 원칙을 바꾸지 않은데다 향후 남북관계 정상화 시기를 대비한 분위기 조성 차원에서 인도적 지원의 필요성이 있다는 점 등을 감안, WFP를 통한 지원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채 향후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WFP는 지난달 발표한 북한 식량안보평가 결과에 따라 오는 9월부터 대북 긴급 지원사업을 벌이기로 했으며 이에 필요한 5억7천만 달러의 재원을 마련키 위해 한국 등 각국에 지원을 요청했다.

한국에 약 6천만달러를 부담해주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WFP는 9월2일 중국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에 대북 식량지원을 촉구할 계획이다.

정부는 1996년 이래 WFP를 통해 북한에 총 1억2천770만달러(약 1천385억원) 상당의 식량을 지원했으며 작년의 경우 이 기구에 2천만달러를 제공, 옥수수 등 식량 3만2천t을 북에 간접지원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