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SC, 피격사건·독도대책 전방위 대응

정부가 18일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과 일본의 독도 영유권 왜곡 기도 등에 대해 ‘강경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전방위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특히 관광객 피격 사망사건과 관련해선 개성관광 중단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대북 압박수위를 한층 높였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취임 후 처음으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 이 두 사안과 함께 북핵 관련 6자회담 대책 등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이 헌법상 최고 자문기구인 NSC를 소집한 것은 정부가 이들 사안을 얼마나 심각하고 보고 있는 지를 잘 반영해 주는 것이라고 청와대측은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우선 2시간30분동안 진행된 회의에서 금강산 관광객 총격사망 사건에 대한 단호한 입장을 거듭 천명했다. 국민의 생명에 관한 문제인 만큼 적당히 타협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진상조사 뿐만 아니라 철저한 재발방지책 마련이 필요하다”면서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해서는 당국간 논의를 거친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이번 피격 사건이 해결되더라도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기 위해서는 북한과 현대아산간의 합의가 아니라 남북 당국간 합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차제에 금강산 관광사업 안전에 대한 정부 차원의 확실한 대책을 세우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발언은 남북 당국간 이 문제를 공식 논의하자는 제안을 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정부의 이 같은 방침에는 사업시행자인 현대아산도 이번 사건의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즉, 관광객 피격사망 사건 이후 2시간 가량 통신이 두절된 것이나 북한측으로부터 관련 사건을 통보받고도 정부에 2시간 가량 늑장보고하는 등 상당한 문제점을 노출한 만큼 정부가 관여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정부는 개성관광 문제도 공식 거론하기 시작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오늘 회의에서 현대아산측의 안전조치 미흡에 대해서도 종합적인 점검이 이뤄져야 하며, 점검 결과 관광객의 안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개성관광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안전 문제를 전제로 깔긴 했지만 이번 피격사건에 대한 진상규명과 함께 관광객 신변안전에 대한 북한 당국의 확실한 보장이 없으면 개성관광 중단 문제를 신중하게 검토할 수 밖에 없다는 경고의 메시지로 해석된다.

정부가 사실상 금강산 관광 중단에 이어 개성관광 중단 검토라는 2단계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정부의 이런 강경기조와 관련, 일각에선 북한을 자극해 안 그래도 경색된 남북관계가 자칫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일본의 중등교과서 독도 영유권 명기 강행과 관련해서도 “영토주권에 관한 것으로,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강경기조를 재확인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독도를 분쟁지역화하려는 일본의 의도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 “단호하게 대응하되 즉흥적이고 1회성이 아니라 전략적 관점에서 장기적 대책을 세워 치밀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전략적 대응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외교안보분야 원로 전문가들의 모임인 서울포럼 오찬 간담회에서도 “일시적으로 흥분해 강경대응을 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면서 “보다 장기적 안목에서 치밀하게 전략적 대응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거듭된 전략적 대응 주문은 일부 인사들의 강경발언에 대한 견제의 의미도 있다는 분석이다. 강경대응 기조만 고수할 경우 자칫 일본의 정략적 의도에 휘말리는 꼴이 되고 만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6자회담 대일협력 기조, 9월 한중일 3자 정상회담 등과 관련한 권철현 주일대사의 잇단 강경발언에 대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개인적인 의견인 것 같다. 정부 차원에서는 논의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와 함께 정부는 부실논란이 일고 있는 정부의 ‘위기대응시스템’에 대한 보완작업도 본격 추진키로 했다.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이 8시간 이상 지나 대통령에게 보고된 점, 특히 청와대에 보고된 지 1시간 50분이 지나 대통령에게 보고되는 등 내부 위기관리시스템에 허점을 노출한 만큼 개선책 마련에 착수한 것.

이 대통령은 회의에서 “위기발생을 미연에 방지하고 상황이 발생했을 때 범정부적 공조를 통해 즉각적인 대응을 할 수 있는 체계적이고 전문적이며 종합적인 대응을 위한 범정부적 컨트롤센터가 필요하다”며 대책마련을 주문했다.

컨트롤센터와 관련, 청와대 핵심 참모는 “아직 구체적인 방향은 결정되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기존 NSC 상임위 및 사무처의 부활은 아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임시조직 형태로 가동중인 현 청와대 위기정보상황팀을 정식 직제화 하면서 확대개편할 것이라는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 현행 위기정보상황팀은 직전 참여정부 때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위기관리센터가 없어지면서 생겨난 조직으로,조직 자체가 임시기구인 데다 팀장의 직급이 1급에서 2급으로 격하됐고 인원도 20명 안팎에서 15명으로 줄었다.

한편 이 대통령은 회의에서 북핵 6자회담과 관련, “북한의 전략은 핵보유국임을 기정사실화 하려는 것인 반면 우리의 목표는 북한의 완전한 핵폐기”라면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며, 6자회담 당사국과의 긴밀한 국제공조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고 이동관 대변인이 전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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