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SC상임위원장직 벗어난 통일부 힘빠지나

통일부 장관이 거의 관례적으로 맡아오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에 6일 백종천(白鐘天) 청와대 안보실장이 임명되면서 통일부가 술렁이고 있다.

북한 핵실험 이후 남북관계가 사실상 단절되면서 그렇지 않아도 통일부의 정부 내 입지가 약화되고 있다는 평가들이 나오고 있는데 NSC 상임위원장직마저 청와대에 넘겨주면서 더욱 힘이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서다.

한편에서는 정동영(鄭東泳), 이종석(李鍾奭) 등 이른바 실세 장관들이 떠난 상황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 정부 시절 줄곧 통일부 장관이 맡아오던 NSC 상임위원장은 참여정부 들어 라종일(羅鍾一) 전 국가안보보좌관과 권진호(權鎭鎬) 전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겸하기도 했지만 정동영 전 장관이 부임하면서 다시 통일부 장관에게 돌아왔고 이종석 전 장관도 겸직했다.

한 당국자는 “작년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으로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통일부가 역할을 찾기 힘들어졌는데 그동안 장관이 맡아오던 NSC 상임위원장을 청와대에서 맡게 되면서 부처 사기가 더 떨어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NSC 상임위원회의 기능이 예전같지 않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한 간부는 “과거 NSC 상임위원회의 기능은 대부분 매주 열리는 안보관계 장관회의로 넘어갔다”면서 “위원장의 역할도 사회를 보는 수준에 불과하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중장기 국가안보전략 관련 사항을 처리하는 NSC 상임위원회는 작년 10월9일 북한 핵실험 실시 직후 열렸다 4개월 만에 6일 다시 열릴 정도로 뜸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NSC 상임위원장이 갖고 있는 상징성과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역할은 적지 않다는 평가다.

NSC 상임위원장을 맡으면 다른 외교안보 부처로부터 정보를 얻기도 쉽고 부처 간 조율이 필요한 민감한 현안이 발생했을 때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이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실제 통일부는 이종석 전 장관이 떠난 이후 해외 공관 등에서 보내오는 전문(電文)을 접하는 것도 과거만큼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북한과의 협상에 나설 때 NSC 상임위원장을 겸하고 있으면 아무래도 장관의 발언이나 역할에 무게가 실린다는 점에서 향후 남북협상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일부에서 나온다.

한 당국자는 “지금 당장보다는 6자회담의 진전을 바탕으로 남북관계가 본격화된 뒤에 통일부의 정책이 힘을 받지 못할까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