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LL 정상회담 의제화 可-不可 논란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우리가 서해 북방한계선(NLL) 문제를 무조건 회피해서는 안된다.” “아니다. 정권 임기 말에 가장 민감한 NLL 문제를 의제로 올리는 것은 부적절하다”

흥사단 민족통일운동본부가 19일 오전 서울가든호텔에서 개최한 통일포럼에서 주제발표자인 한국외대 이장희 부총장과 토론자인 통일연구원 서재진 북한인권연구센터 소장이 남북정상회담에서 NLL 문제의 의제화 여부를 놓고 논란을 벌였다.

이 부총장은 ‘NLL 문제의 접근법과 해결방안’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번 정상회담에서 NLL 문제 논의를 무조건 피할 것이 아니라 남북경협 차원에서 공동어로수역을 설치해 평화통일 때까지 잠정적으로 관리해 나가는 방안을 토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평화공존 시대로 접어드는 만큼 “냉전시대에 우격다짐식으로 내세웠던, 실체적 진실이 아닌 사안을 바로 잡는 것”이 남북화해와 군사적 신뢰 구축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NLL이 유엔군사령부 내부 작전규칙의 일환으로 설정됐을 뿐 정전협정상 근거가 없고 북쪽에 통보되지도 않았다는 점 등을 들어 “NLL은 남측 해군의 북측수역 진출 한계선이지 국경선이나 영토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또 ‘쌍방은 해상 불가침선을 앞으로 계속 협의한다’는 남북기본합의서 조항과 북측이 1957년 이후 NLL 문제를 지속 제기해 온 점을 지적하며 “교전 당사국인 북측과 평화협정을 체결하자는 마당에 국제법적 논란이 있는 NLL 문제를 논의조차 못 한다는 것은 남북기본합의서에도 위반되며 이해하기도 힘들다”고 이 부총장은 말했다.

그는 “12해리 영해 개념은 1994년 국제해양법이 발표된 이후 성립됐기 때문에 NLL은 국제법적 구속력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서재진 소장은 “NLL 문제는 국제법적 문제만이 아니다. 국제법을 특수관계에 있는 남북관계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고 전제하고 “한국전쟁 이후 50년 넘게 지난 시점에서 NLL은 남북을 가르는 경계선이다”는 견해를 내놨다.

“국민이 알고 있는 상식적인 관습.관행을 대세로 인정해야 하며 향후 통일을 해야 하는 남북관계를 국제법적 이론으로만 재단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서 소장의 주장이다.

그는 “북한이 6.25전쟁의 도발을 인정하지 않는 상황에서 NLL 문제의 실체적 진실을 국민에게 설명해 우리가 양보해야 한다는 주장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남북기본합의서가 사문화된 상황에서 정상회담 의제로 올려 긁어 부스럼을 만들 것이 아니라 국방장관회담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측이 한반도 화해.협력 분위기를 조성함으로써 워싱턴과 도쿄로 건너가기 위한 디딤돌을 마련할 필요” 때문에 남북정상회담에 응한 만큼 “남측이 우위에 있는 상황에서, 불필요하게 NLL 문제에 신경 쓸 필요가 없으며 북측의 입지를 활용해 얻어내야 할 것은 얻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다시 이장희 부총장은 “NLL 문제를 지혜롭게 풀어나갈 방안을 강구해야 하지, 관행으로 치부해 그냥 넘어간다면 앞으로 남북관계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최소한의 갈등만으로 충돌을 피해갈 수 있는 방법이 현실적”이라고 다시 반박했다.

그는 또 “남북관계를 흑백논리로만 봐서는 진전이 없으며 한국전쟁에 대한 사과를 받은 뒤 관계개선을 꾀하려 한다면 100년이 가도 안 될 것”이라며 “남북이 상호주의 자세를 버리고 역지사지 입장에서 관계개선을 추구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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