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인권상’ 수상자·단체 명예 실추시켜

10일 세계인권선언 61주년을 맞아 국가인권위원회는 개인 7명과 5개 단체에 ‘대한민국 인권상’을 수여했다. 여기에는 UN아동권리위원장으로서 아동인권 개선을 위해 혼신을 노력을 다하고 있는 이양희 성균관대 교수를 비롯해 현시웅 대구노숙인상담지원센터 소장, 에이즈예방협회, MBC 희망나눔무지개 제작진 등이 포함됐다. 특히 2001년 국가인권위원회 출범 이후 최초로 북한인권 단체인 ‘북한민주화네트워크’가 단체상을 수상, 내외 언론 등의 이목이 집중됐다. 


이미 UN이나 유럽에서는 한반도 주요이슈를 ‘북핵문제’와 함께 ‘인권문제’로 꼽아온 지 한참 전이다. ‘대량 아사’ 이후 북한을 탈출해 탈북자의 증언 등을 통해 열악한 인권상황이 국제사회에 알려진 지 오래지만 언론 등의 ‘정권 눈치보기’와 종북(從北)세력의 여론호도에 유독 국내에선 북한인권 문제가 이슈화되지 못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에야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에 ‘찬성’하는 등 목소리를 높이게 된 것은 북한인권 단체들의 그동안의 헌신적인 노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날 40여 개 인권단체 연석회의와 이른바 인권위 제자리찾기운동을 벌이는 사람들이 북한민주화네트워크의 인권상 수상을 비난하고 나섰다.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희망한다면서 ‘우리민족끼리’를 외쳐왔던 사람들이다. 북한 주민의 인권상황을 최악으로 내몰고 있는 김정일과 당국을 반대하는 활동을 펴왔다는 것이 이들의 이른바 ‘반북단체 인권상 수상 반대’ 논리다.


많은 신문과 인터넷매체가 인권위 시상식관련 소식을 전했다. 주요 지상파 방송 3사중 MBC는 유일하게 9시 ‘뉴스데스크’를 통해 관련 소식을 보도했다. 경향신문과 한겨레, 일부 진보를 자인하는 인터넷매체들은 북한민주화네트워크의 인권상 시상을 반대하는 단체들의 목소리를 더 크게 보도했다. 그런데 눈에 띄는 것은 MBC뉴스데스크도 ‘반쪽 기념식’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다.
 
MBC뉴스데스크는 ‘반쪽 시상식’이란 제목으로 앵커는 “40개 넘는 단체가 인권상을 받지 않겠다”고 했다며 “(인권상 시상이)반쪽짜리가 됐다”고 운을 뗐다. 첫 화면도 반대단체의 퍼포먼스 영상이었다. 인권상 수여를 반대하는 단체의 성명과 퍼포먼스를 주요내용으로 구성해 보도하고 시상식 축사도 “불편하고 무거웠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필자의 눈에는 이 같은 보도가 인권상을 수상한 사람과 단체의 명예를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이며 그들의 인권운동을 폄하하는 것으로 비쳐졌다. 보도내용은 인권위원장의 자격과 인권위 활동에 대한 비판을 강조하고 싶었는지 몰라도 결과적으로 수상자와 단체들의 인권 개선을 위한 헌신적인 그동안의 활동마저 깎아내리는 우(愚)를 범하는 보도였다.


시위에 나선 단체들은 북한민주화네트워크의 인권상 수상을 “정권 눈치보기”라고 평가했다. 공영방송인 MBC뉴스에서도 ‘정권눈치보기용’으로 보도했다. 결국 단체에서 10년 넘게 묵묵히 북한인권 개선을 위해 활동한 사람들 역시 정권의 도구로서 ‘낙인’이 찍히게 된 셈이다.

북한인권 개선을 위해 활동하는 단체는 국내에만도 40개가 넘는다. 탈북자단체를 합하면 훨씬 많다. 국가인권위가 생긴 이후 처음으로 그 많은 북한인권 단체 중에 한 단체가 상을 받게 됐다. 한기홍 대표도 “이번 상은 북한인권 활동을 하는 모든 단체를 대신해 받은 상일 뿐”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인권문제에 눈을 감고 귀를 막고 있었던 편협한 인권의식에 경종을 울리는 상징적인 일이다. 


따라서 MBC가 북한인권 개선의 필요성 등은 차지하더라도 공영방송으로서 다양한 의견을 공정하게 보도하고자만 했다면 수상반대 단체의 목소리만 내보낼게 아니라 북한인권 단체의 목소리도 함께 넣었어야 옳았다. ‘광우병 보도’ 이후 편협성과 공정성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는 MBC의 자성이 요구된다.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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