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현물 지원’도 비판…“식량 지원 남북관계 보장 안해”

이명박 대통령이 대량살상무기 개발 등 군사적으로 전용(轉用)될 가능성이 있는 현물 지원 대신 북한이 경제적으로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개발지원 쪽으로 대북지원 방향을 전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유럽을 순방중인 이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각) 스웨던 스톡홀롬에서 가진 동포간담회에서 “비료와 식량을 준다고 남북관계가 잘 된다고 보장할 수 없다”며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우리는 기반시설을 깔아주고 기업투자로 북한을 더 빨리 발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상당한 수준으로 올려놓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유럽 순방 기간 중 언론과의 인터뷰나 각국 정상들과의 회담을 통해 북한에 핵포기와 개혁개방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연일 보내고 있다.

특히 지난 10년간의 대북지원이 북한의 핵개발, 미사일 개발 자금으로 전용되었다는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는 등 식량 등 현물지원과 경제협력에 따른 달러 지급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이명박 정부 하에서는 핵개발 전용 가능성이 있는 현금지원의 철저한 차단 등 정부 정책의 변화가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또한 이날 동포 간담회에서 “고립된 나라, 남으로부터 식량만 지원 받고, 매년 식량 지원을 받아야 하니 그때마다 문제를 일으키고 국제사회는 이를 보상하는 관행이 되풀이되면서 북한은 발전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북한 주민들이) 당장 배가 고파서 탈북자가 나오고 또 나와서도 다른 나라를 전전하며 고초를 겪고 있다. 같은 민족의 고통에 나는 가슴이 아프다”면서 “북한 주민을 걱정하고 자립시키기 위해 진심으로 도울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북한이 대량살상무기를 포기하면 한국은 세계와 손잡고 북한에 농사짓는 법, 세계와 경제교류하는 법을 전해주고 싶다. 또 과학기술 교류 활성화로 북한 경제를 발전시킬 것”이라며 “북한이 어느 나라보다도 빠른 속도로 일어설 것으로 믿는다. 이제 북한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는 “지금 우리가 이렇게 강하게 나오는 것은 결국 북한으로 하여금 핵을 포기하고 회담에 나오게 하는 목적을 갖고 있다”며 “제재나 견제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고 밝혔다.

지난 7일 유럽 뉴스전문채널 ‘유로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대북지원금의 핵무기 전용 의혹을 제기한 것과 관련 “우리도 북한을 도우려 했는데 결과적으로 북한이 핵무장으로 나왔기 때문에 의혹을 얼마든지 가질 수 있는 문제라고 언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북한 제재에 협력해달라고 하면서 다른 소리를 내면 안 되지 않느냐”며 “세계가 다 강한 견제를 하고 있는데 한국만 원론적인 소리를 하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북한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대북지원 전용 문제를 활용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외에도 “G8정상회의에서 식량부족 등 북한 얘기를 하고 싶었으나 ‘핵무기, 미사일 만드는 나라가 무슨 기아냐’고 할까 봐 말을 꺼낼 수 없었다”는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