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DO 10년…”북한과 협상은 악몽”

1994년 북한 핵동결에 대한 제네바 합의의 부산물로 한국, 미국, 일본 3개국 주도하에 설립된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초대 사무총장을 지낸 스티븐 보즈워스 전 주한 미국대사의 말이다.
찰스 카트먼 KEDO 사무총장, 보즈워스 전 대사, 주 유엔대사로 내정된 최영진 전 KEDO 사무부총장 등 세사람은 10일 워싱턴 시내 미국평화연구소에서 KEDO 발족 10년을 맞아 경험담을 나누는 자리를 가졌다.

지난 2003년 11월 북한의 핵개발 의혹이 다시 불거지면서 경수로 공사가 중단되고 이제 공사 재개 여부는 오로지 6자 회담의 성과에 달려있는 상황에 처했지만, 이들 전ㆍ현직 KEDO 운영자들은 KEDO의 의미를 새롭게 조명하면서 “북한을 잘 설득해 핵문제가 풀리면 경수로 공사가 언제든 재개 될 수 있다”며 희망을 내비쳤다.

카트먼 사무총장은 KEDO가 핵문제 해결이라는 ’좁지만 강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한국, 일본, 미국 등 3개국과 나중에 EU까지 참여한 유일무이한 기구였으며, 북한을 세계속의 일원으로 참여시키는 첫 시도였다며 그 의미를 부여했다.

이같은 목표와 의미에 부합하기 위해 KEDO는 지난 10년간 북한측과 수백번의 접촉을 가졌다는 점에서도 그 유례가 없는 독특한 프로그램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과의 경수로 협상은 결코 쉽지 않았으며, 이를 가리켜 보즈워스 전 대사는 ’악몽’, 카트먼은 ’인내가 필요한 어려운 작업’이라고 회고했다.

최 내정자는 북한과 협상의 어려움이 북한 스스로 생존 전략을 찾지 못하는 ’애매 모호성’에서 기인한다고 보았다.

핵을 포기하고 외국에 문호를 개방하면 정권이 위태로워지는 ’애매모호한’ 상황 때문에 북한 스스로 명확한 정책을 세울 수 없으며 이러한 ’애매모호함’ 때문에 ’거래’가 이뤄질 수 없는 내재적인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경수로의 앞날이 6자 회담에 달려있다는 점에서, 카트먼 사무총장은 미국이 6자회담의 테두리 내에서 미-북한간 양자 관계에서 보다 활발한 역할을 맡아줄 것을 희망했다.

그는 “6자회담이 어느 시점에서는 재개될 것으로 본다”며 낙관적인 관측을 하기도 했다.

보즈워스 전 대사는 북한의 핵위협과 대처 방법에 대해 6자회담 당사국들이 서로 다른 입장에 처해 있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중국은 북한 핵을 반대하고 있지만 이를 위험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북한의 붕괴를 원치 않기 때문에 북한에 대해 공세적인 입장에 설 수 없는 반면, 미국은 9.11 테러를 계기로 북한의 핵이 테러리스트에게로 이전되는 것에 대해 위협을 느끼고 있고 북한을 공세적으로 다루는 데도 어떠한 위험도 느끼지 않는다는 것.

반면, 한국은 북한 핵 위협 보다 북핵 문제를 잘못 처리했을 때 그간 쌓아온 번영이 무너질 수 있는 위험에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다는 것.

보즈워스 전 대사는 이어 “북핵 해결을 위해 한ㆍ미 동맹 관계를 정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다소 미묘한 뉘앙스를 풍기는 말을 했다.

그는 “심각한 협의를 하려면 다른 동맹 국가들의 말을 중시해 우리의 견해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면서 “현재 한ㆍ미 관계에 대해 실망할 이유는 전혀 없으나, 우려할 만한 이유는 있으며, 내 생각으로는 끊임없는 노력으로 올바른 방향으로 계속 나아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KEDO는 지난해 11월 경수로 건설공사 중단 조치를 1년간 더 연장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지난 달 북한에 6자 회담에 진전이 있을 경우 에너지 문제 해결을 위한 ’신속하고 광범위한 조치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통보한 상태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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