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에 다문화지대 만들자”

사단법인 한국다문화연대가 비무장지대(DMZ)에 다문화지대(MCZ)를 조성하자고 제안했다.

신영성 한국다문화연대 이사장은 7일 오후 ‘세계 다문화 사회의 새로운 지평을 향하여-대한민국 다문화 사회를 중심으로’라는 주제의 학술회의에 참석, 같은 제목의 발표에 앞서 이같이 제의했다.

이 단체는 UN 경제사회국과 경희대가 공동 주최한 세계시민포럼(WCF) 행사의 하나로 이날 서울 삼성동의 코엑스에서 학술회의를 개최했다.

신 이사장은 “철책선에 세계 각국에서 제공한 평화를 기원하는 상징 돌을 놓고 평화와 환경을 주제로 한 작품을 DMZ에 설치해 MCZ를 만들자”며 “MCZ 조성은 남한과 북한이 주최하고 UN의 주관 하에 세계의 예술가와 시민단체가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신 이사장은 발표를 통해 한국의 역사에 나타나는 다문화주의를 근거로 외국인 이주노동자의 현황과 대안, 민족 소수자로서의 재일동포와 러시아 사할린의 한인, 한국 정부의 이주노동자 정책 등을 폭넓게 다뤘다.

그는 “한국이 다문화사회의 새 지평을 열려면 소수자가 처한 현실을 바탕으로 단기적이며 중장기적인 논의와 정책이 필요하다”며 “146년 전 러시아에 이민을 한 한인이나 일제강점기 사할린이나 일본으로 간 동포가 민족적 소수자로서 차별과 억압을 받은 역사를 굳이 들추지 않더라도 이제 우리 안에서 사는 이주민을 역지사지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고 밝혔다.

신 이사장은 “한국은 법적인 이민제도가 없지만 100만명 이상의 외국인이 1년 넘게 거주하는 사실상의 이민국가에 포함된다”며 “이제는 국가가 개인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이 국가를 선택하는 세상이 된 만큼 ‘글로벌리즘’이냐, ‘로컬리즘’이냐 하는 양자택일을 초월해 ‘글로컬리즘’이라는 통합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대한민국 다문화 사회 만들기의 시작이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자로 나선 국립국제교육원 박호남 박사는 한국이 ‘코리아’라는 이름으로 대외에 알려진 고려시대에 이민자를 어떻게 대우하고, 이들이 우리 민족번영에 어떻게 공헌했는지를 소개했다.

박 박사는 “신라를 병합하는 과정에서 고도의 융화정책을 시행한 태조 왕건은 전쟁을 치렀던 후백제로부터도 신뢰와 존경을 받았다”며 “항복한 적국의 왕이나 장수의 입지를 존중하고, 같은 백성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만큼 관대하게 정책을 폈는데 이는 오늘날의 용어로 표현하면 ‘다문화 수용의 이념’으로 통일 과업을 이룬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고려는 여진, 거란, 송, 말갈 출신의 귀화인을 우대하고 이들을 받아들이는 포용정책을 실행했다”며 “이러한 정책을 통해 국제적인 신뢰와 인심을 얻고 삼국을 통일하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용필 중국동포타운신문 편집국장은 “정부는 우수 재외동포와 외국인에게만 혜택을 더 부여하려는 정책을 넘어서 장기 불법체류 외국인노동자 등 소외인을 우대하는 정책을 펴기를 바란다”며 “이것이 궁극적으로는 ‘한국인=세계인’이라는 등식이 성립되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배덕호 지구촌동포청년연대 대표는 “일본에서 민족적 소수자인 재일동포의 차별은 가깝게는 다문화현상을 말하는 지금의 한국적 현실에도, 국제적으로는 다문화공생주의를 주창하는 경제대국 일본에도 결핍된 요소가 무엇인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지적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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