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DA 전액해제로 가닥..경과와 배경

방코델타아시아(BDA)에 동결돼 있는 북한 자금 2천500만 달러가 조만간 전액 해제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핵문제 진전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했던 BDA문제가 마침내 해결될 전망이다.

2005년 9.19공동성명이 도출되기 직전 미국이 BDA를 북한의 각종 불법행위와 관련돼 있다는 혐의로 `돈세탁 우려대상’으로 지정하면서 시작된 BDA문제는 `대북 적대시정책의 상징’이라는 북한의 반발을 불러 일으키면서 북.미 간 최대 쟁점이 돼 왔다.

◇ 종착점 다가온 BDA문제 = BDA문제는 공교롭게도 북핵 6자회담의 가장 큰 성과로 평가받는 9.19공동성명이 도출되기 사흘 전 불거졌다.

미국의 BDA에 대한 `돈세탁 우려대상’ 지정은 곧 BDA내 북한계좌 동결로 이어졌고 북한이 2005년 11월 열린 제5차 6자회담에서 이를 강하게 문제삼으면서 6자회담은 공전을 거듭했다.

결국 북한은 이후 6자회담 참여를 거부한 채 작년 7월 미사일 발사에 이어 10월 핵실험으로 긴장을 최대로 고조시켜갔다. 작년 12월 우여곡절 끝에 6자회담이 재개됐지만 여전히 BDA문제를 먼저 해결하라는 북한의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

분위기가 바뀐 것은 지난 1월 북.미 베를린회동에서다. 미국은 북한에 `BDA문제를 6자회담 초기조치 합의 뒤 30일 내에 해결하겠다’고 약속했고 이는 지난달 `2.13합의’로 이어졌다.

미국은 베를린합의에서의 약속대로 지난 14일 BDA에 대한 조사를 종결하고 북한 동결계좌 해제 여부는 마카오당국에 넘겼지만 북한의 반발은 이어졌다.

북한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17일 6자회담 참석차 베이징에 도착한 직후 “BDA자금이 전면 해제되지 않으면 핵활동을 중단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하지만 한국과 미국의 6자회담 대표들은 잇따라 `걱정할 필요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놨고 급기야 18일에는 “현재 BDA문제와 관련해 남은 쟁점은 없으며 북한이 (동결자금의 처리 방향에 대해) 반발할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는 정부 고위당국자의 장담까지 나왔다.

사실상 전면해제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매우 빨리 해제될 것”이라는 힐 차관보의 17일 발언을 감안하면 시기는 이번 6자회담이 끝나기 전이 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 BDA자금 전액해제 낙관 배경은 = BDA에 묶여있는 북한 계좌를 해제할 권한은 동결을 단행할 때와 마찬가지로 마카오 당국에 있다.

미국은 국내법인 애국법 311조에 따라 BDA에 대해서는 미국 금융기관들이 모든 직.간접적인 거래를 금지하는 제재조치를 취했지만 이 은행에 묶여있는 북한 계좌를 처리할 권한은 없다.

북한 동결 계좌가 전액 풀릴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관측이 엇갈렸다.

마카오가 중국 행정특구이고 북.중 간의 특별한 관계를 생각한다면 전액해제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고 반대로 미 재무부가 BDA가 북한의 불법행위에 관련됐다는 증거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이상 전액 풀어줄 수는 없을 것이라는 견해도 만만치 않았다.

특히 미 재무부는 겉으로는 `북한 계좌 해제는 마카오 당국이 할 일’이라고 하면서도 내심 불법행위에 관련된 자금을 전액 해제하는데 대해서는 상당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부분해제로는 `2.13합의’로 어렵게 돌파구를 마련한 6자회담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전액해제로 가닥을 잡는데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북한계좌 해제 권한을 가지고 있는 마카오와 중국 역시 미국의 처사에 강한 유감을 표시하며 BDA에 대한 혐의를 부인하면서 북한 계좌를 전액 해제할 명분을 마련했다는 분석도 있다.

어쨌거나 북한계좌가 전액 해제되더라도 미국 입장에서는 BDA를 돈세탁 대상은행으로 지정함으로써 `BDA는 법적 문제’라는 원칙은 지켰다는 점에서 나름의 퇴로는 마련된 셈이다.

결국 `돈세탁 은행’으로 지정된 BDA는 경영진 교체나 청산, 매각합병(M&A) 등의 방법으로 문을 닫을 가능성이 크지만 북한은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돈을 돌려받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과 미국의 힘겨루기 속에서 BDA만 희생양이 됐다는 얘기도 그래서 나온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