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DA는 美 대북금융제재에서 ‘빙산의 일각’이었나

미국은 대 북한 금융제재를 추진하면서 마카오의 소규모 은행 방코델타아시아(BDA)를 표적으로 삼았고 북한문제 전문가들은 이때 동결된 약 2천500만달러의 북한 관련 자금이 북한 정권으로서는 ‘통한의 일격’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런데 미국이 BDA에 대한 제재를 시작했을 때 이 마카오 은행 뿐 아니라 중국은행(BoC) 마카오지점, 나아가 중국 금융기관들을 ‘조준선’ 위에 올려놓고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 보도에 의하면 이런 내용을 밝힌 사람은 데이비드 애셔 전 국무부 자문관.

애셔 전 자문관은 신문들과의 인터뷰에서 “몇몇 사람들은 BDA를 희생양이라고 여기겠지만 그것(제재)은 북한의 불법행위와 (핵무기) 확산행위에 순응적 태도를 보이는 마카오와 중국, 중국 정부에 관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시장에 그리 큰 충격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관점에서 BDA는 손쉬운 목표물”이었고 “원숭이를 겁주기 위해 닭을 죽이기로 결정했다”며 북한의 중국내 금융자산에 미국이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과시하기 위해 BDA를 활용했음을 내비쳤다.

미국 정부가 대북 금융제재 카드를 꺼내들기로 결심한 것은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던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콜린 파월 전 장관이 국무부를 이끌던 때부터 미국 관리들은 북한 정권이 처참한 경제상황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돈을 조달하는지에 관심을 가졌고 결국 관리들은 마카오를 주목하게 된다.

“북한의 자금 조달 과정을 파고들수록 마카오에 더 집중하게 됐다”고 애셔 전 자문관은 설명했다.

미국 법무부는 이 과정에서 북한산으로 추정되는 위조지폐 및 상품을 미국으로 밀수하는 중국계 범죄조직을 소탕하기 위해 ‘로열 참 앤드 스모킹 드래건’이라는 암호명의 작전을 수행했는데 그 결과 미국은 450만달러어치 초정밀 위폐 ‘슈퍼노트’를 비롯해 북한 정권의 자금 흐름을 알려줄 단서들을 확보할 수 있었다.

애셔 전 자문관은 이때 수집된 돈세탁 관련 ‘증거’들 중에서 BDA와 관련된 부분에 비해 BoC 마카오 지점에 관한 내용이 ‘풍부했다’고 주장했다.

대북 강경론자로 꼽히는 애셔 전 자문관은 BDA에 대한 미국의 행동은 법 집행 과정에서 이뤄진 것이며 북한을 핵협상으로 이끌어내기 위한 지렛대로 쓰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미국측의 ‘진정한 의도’가 어떤 것이었는지와는 무관하게 BDA의 북한자금 동결은 큰 효험을 발휘했다.

북한은 미사일을 시험발사하고 지하 핵실험을 감행하는 등 ‘북한 다운’ 반응을 보였으나 베트남이나 몽골이 금융제재에 동참하고 중국도 조용히 BoC 마카오지점 내 북한 자금을 묶어버리자 결국 협상장에 나올 수 밖에 없었던 것.

WSJ는 미국이 대북 금융제재를 추진한 배경 중 하나로 라트비아와 시리아에 이 방법을 사용해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는 점을 들며 이란에 대해서도 비슷한 행동을 취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이번 BDA관련 사안의 진행 과정에서 북한이 얼마나 외부 세계에 대해 무지한지를 잘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