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기상수문국이 잇따른 기상 예측 실패로 당 차원의 전면적인 사상 검증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시 소식통은 20일 데일리NK에 “중앙당이 최근 잇따른 기상 예측 실패와 관련해 기상수문국에 그 책임을 물어 8월 중순부터 한 달 동안 조직별, 세포별 총회를 열고 강력한 비판서를 작성하라는 당적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이번 지시는 지난 8일에 내려졌으며, 기상수문국뿐만 아니라 각 지방의 기상관측소 등 연관 기관 전체에 일괄 적용된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중앙당은 이번 지시에서 6월부터 8월 초까지 지속된 이상기후에 대해 기상수문국이 제대로 된 예측을 내놓지 못해 국가적 피해를 키웠다고 강하게 질책했다.
특히 올해는 예년보다 유독 긴 장마와 초유의 폭염이 덮쳤는데, 기상수문국이 국지성 호우나 급격한 기온 상승 시점을 제대로 맞추지 못해 농경지 유실과 인프라 마비 등 피해를 사전에 대비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중앙당은 기상수문국이 당의 핵심 요구사항이었던 ‘조기경보체계 개편’ 작업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았으며, 보고 지연과 과학적 분석 태만 등 업무적 과오도 엄중히 비판했다.
소식통은 “중앙당이 기상 관련 기관 전체를 겨냥해 대대적인 사상 검증의 칼날을 휘두른 배경에는 예측 실패로 인한 각종 피해의 책임을 기술적·환경적 한계가 아닌 일꾼들의 사상적 해이와 당 정책 집행 태만으로 돌리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말했다.
현재 기상수문국 일꾼들과 기술자들은 한 달간의 총회를 통한 혹독한 사상 검증 바람에 본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눈치만 보는 실정이다.
이들은 지난 3개월간의 업무 과오를 샅샅이 뒤져 스스로를 책망하는 매서운 자아 비판서를 제출해야 하며, 사상 검증 결과에 따라서는 인사상의 불이익이나 혁명화 처벌까지 받게 될 수 있다며 내부적으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다만 일부 기상수문국 일꾼들 속에서는 “노후화된 관측 장비나 인공위성 자료 부족 같은 근본적인 문제는 그대로 두고, 예측이 틀렸다고 사상 문제로 몰아붙이니 반발만 생기고 허탈감이 든다”는 불평이 나오고 있다.
그런가 하면 한편에서는 “하루 종일 비판서를 쓰고 서로를 깎아내리는 총회가 한 달 내내 이어지면, 정작 중요한 여름철 철야 기상 관측 업무는 어떻게 하라는 말이냐“며 가중되는 피로감에 한숨을 내쉬며 토로하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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