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 8주년행사 평가와 향후 전망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만들지는 못했지만 불씨는 이어갔다.’

15~16일 금강산에서 열린 6.15 8주년 기념 민족통일대회를 포함, 남북에서 열린 6.15 관련 행사를 지켜본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현 정부가 제1차 남북정상회담의 성과물인 6.15 선언에 대해 김대중.노무현 정부때 만큼 의미를 두지 않는 데다 남북 당국간 관계까지 단절된 상황에서 열렸다는 점에서 이번 행사에는 여러 한계가 있었다.

공동행사가 당초 남북 합의(서울 개최)와 달리 금강산에서 1박2일 행사로 단출하게 진행됐고 역시 합의 사항이었던 당국자 참석도 무산됐다. 참여정부 시절 이뤄졌던 남북협력기금 지원도 없었다.

하지만 민간 차원에서나마 공동행사를 무난히 치러냄으로써 남북 교류협력의 시대를 연 6.15의 의미를 되새겼다는 점과 12일 서울서 열린 기념 행사에 김하중 통일장관이 참석해 축사함으로써 과거 10년의 성과를 부정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북에 전달한 점 등은 의미있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이런 의미에 더해 이번 6.15 행사는 무엇보다 6.15, 10.4 선언에 대한 남북의 시각차를 극복하기 위한 `접점찾기’를 양측 관계정상화를 위한 중대 과제로 부각시킨 의미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실제 이번 행사 기간 내내 강조된 부분은 6.15선언과 그것을 승계한 10.4 선언의 이행에 대해 정부가 앞으로 어떤 입장을 보이느냐가 남북관계의 전환점 마련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점이었다.

정부는 두 선언 뿐 아니라 남북기본합의서, 비핵화공동선언, 7.4 남북공동성명 등 여러 합의 가운데 이행되지 못한 것이 많으니 만나서 이행 문제를 협의하자는 취지의 정리된 입장을 누차 천명했지만 북은 여전히 남측에 6.15, 10.4선언 이행의지가 없다며 비난 공세를 접지 않고 있다.

동국대 고유환 교수는 “북이 요구하는 것은 6.15와 10.4에 대해 정부가 입장을 밝히고 이행의지를 분명히 하라는 것인데 통일부에서 앞서 정리한 원칙적 입장에서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며 “이 점이 정리가 돼야 남북관계에 진전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남북관계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이명박 대통령이 중요한 행사나 기념일 등을 기해 6.15, 10.4선언에 대한 정부 입장을 천명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이는 3월26일 남북기본합의서를 강조한 이 대통령의 발언이 있은 후 북한이 6.15, 10.4 선언에 대한 정부의 이행의지가 없다는 판단을 내리게된 만큼 대통령이 직접 6.15, 10.4 선언을 부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표하면서 대화를 제의할 경우 북한이 호응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에 근거를 두고 있다.

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정치적 리스크를 무릅쓰고 남북관계를 풀겠다는 최고위층의 정치적 결단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물론 국내 정치.경제적 여건 역시 안정돼야 한다.

한 북한문제 전문가는 “6.15, 10.4선언 이행은 정치적인 문제이기도 하지만 대규모 재정 투입이 되어야 하는 일이란 점에서 경제적 문제이기도 하다”며 “결국 대통령이 두 선언 이행에 대해 보다 유연한 입장을 표명함으로써 남북관계를 풀어가려면 국내 정치.경제 상황이 안정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북한도 우리 입장에서 `명분만 제공하면 대화에 나설 것’이라는 판단이 서게끔 전향적인 대남 태도를 보여야 정부가 정책적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많은 이들은 지적하고 있다.

지금처럼 북이 미국.일본과의 관계개선에 집중하면서 남측에 대한 비난 공세를 계속할 경우 우리 정부로서는 이미 천명한 원칙을 고수한 채 북한의 태도변화를 기다리는 길을 고수할 가능성이 높다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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