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6.15 남북공동선언 8주년 선언문

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은 한민족 스스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한 역사상 최초의 사건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6.15공동선언은 반세기의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화해와 협력의 시대를 연 민족의 대장전이다. 6.15공동선언은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 이행을 위한 실천선언이다.

6.15공동선언으로 남북대화가 제도화되었고, 경제, 사회, 문화, 체육 등 모든 분야에서 교류협력이 활성화되었다. 이산가족상봉 등 인도주의 분야에서의 진전은 우리 민족의 응어리진 마음을 풀어주었고, 남북간 군사적 긴장이 현저하게 완화되었으며, 한반도에서 평화가 증진되었다. 6.15 이후 남북관계 발전은 동북아 국제정치에서 우리의 위상과 역할을 높여주었다. 한마디로 지난 10년은 ‘민족의 희망을 세운 10년’이었다.

그러나 새 정부 들어와 남북관계가 순탄치 않다. 새 정부가 지금처럼 6.15공동선언을 경시한다면 지난 10년간의 남북 화해협력의 성과는 유실될 수도 있다. 북핵문제 해결과 북미관계가 진전되는 데도 남북관계 경색이 지속된다면 긴장이 고조될 뿐만 아니라, 6자회담에서 우리의 입지도 축소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 민족의 운명을 다른 나라들의 손에 맡기는 우를 범할 수 있다.

대외 경제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새 정부가 국정의 최우선 순위로 생각하는 경제 살리기를 위해서라도 남북관계를 진전시켜야 한다. 긴장이 높아져 국가신용등급에 영향을 주는 일은 없어야 한다.

우리는 6.15공동선언 8주년을 맞아 남북관계의 발전, 한반도의 평화 증진을 위해 다음과 같이 천명한다.

첫째,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기 위해서는 정부가 6.15공동선언을 존중하고 계승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6.15공동선언은 10.4선언과 함께 남북정상이 직접 서명하고, 또한 실천해온 역사적인 문서이다. 정상이 만나 서명한 문서를 다음 정부가 묵살한다면 어떻게 남북간에 신뢰를 쌓아 갈 수 있겠는가.

둘째, 대북 식량․비료 지원을 직접, 조건 없이, 시급히 추진할 것을 정부당국에게 권고한다. 식량과 비료 지원, 이산가족상봉과 같은 인도적이고 시급한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남북 당국간 대화를 조속히 재개해야 한다. 그리고 북한도 남한에 대한 비난을 중지하고, 남북관계 복원에 협조해야 한다.

셋째, 북핵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6자회담에서 남북한의 협력이 절실하다. 특히 6자회담 9.19공동성명에서 합의한 한반도 평화체제를 통일지향적으로 구축하기 위해서는 남북이 지금부터 적극 협력해야 한다. 아울러 향후 동북아 안보협력기구를 만들어 나가는 데도 남북이 협력해야 한다.

지금은 2차 북핵위기 이후 북핵문제를 해결하고, 남북관계를 비약적으로 발전시킬 절호의 기회이다. 최근 호전되고 있는 북핵문제 상황은 새 정부에게 남북관계를 복원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새 정부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기대한다.

2008년 6월12일

김대중평화센터

6.15남북공동선언 8주년 기념행사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