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일정확정 왜 늦어지나

북핵 6자회담의 구체적 일정 확정이 늦어지고 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23일 페루 리마에서 열린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들에게 6자회담이 ‘다음달 8일 베이징에서 열린다’고 밝힌 것을 생각하면 일주일 이상 불확실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라이스 장관의 언급은 통상 6자회담 개최일정을 의장국 중국이 발표하던 관례에 어긋난 것이었다. 이 때문에 외교가 일각에서는 의장국 중국이 불쾌감을 알리기 위해 회담 개최일정을 확정짓지 않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실제로 6자회담을 관장하는 중국 외교부의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6자회담 일정과 관련된 기자들의 질문이 쇄도하고 있음에도 “다른 참가국들과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 일정을 협의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 소식통들은 30일 “특별한 변수는 없다”고 말하고 있다. 라이스 장관이 이례적으로 ‘중국의 역할’을 수행하기는 했지만 전체적인 국면은 달라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 역시 6자회담 개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해왔다는 후문이다.

따라서 특별한 일이 발생하지 않는 한 6자회담은 라이스 장관이 언급한 일정에 따라 개최될 것으로 예상된다.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도 곧 아시아 순방일정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3일에는 일본, 그리고 이어 4일부터는 싱가포르와 태국 방콕을 들러 6일께 베이징에 도착하는 일정으로 외교가는 보고 있다.

특히 힐 차관보는 4일부터 6일 사이 싱가포르 등에서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만나 검증의정서 채택의 최대 이슈인 ‘시료채취’ 명문화를 위한 마지막 협상을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과 미국은 10월초 평양에서 검증협의를 벌였으나 시료채취에 대한 입장을 놓고 진실게임을 벌여왔다.

의장국 중국은 북.미간에 이견을 최종 해소한 뒤 6자회담을 열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외교소식통들은 전했다.

결국 북.미간 마지막 협상에서 시료채취와 관련된 이견이 해소돼야 6자회담이 개최돼 북.미 합의사항을 추인하는 절차를 밟게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북한이 나머지 5개국이 원하는 시료채취의 명문화와 관련된 입장을 어떻게 정리했느냐다. 미국이 원하는 것처럼 표현은 다소 융통성을 발휘하더라도 내용적으로 시료채취를 할 수 있는 방안을 북한이 수용했다면 괜찮겠지만 그 반대라면 상황은 복잡해진다.

서울의 외교소식통은 “최근 불확실한 상황이 이어지는 것은 결국 북한이 시료채취를 받아들이는 검증의정서 채택과 관련해 내부 입장을 최종적으로 정리하지 못했을 가능성을 말해준다”면서 “북.미간 최종담판이 남아있지만 북한이 끝까지 시료채취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6자회담 개최도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북한은 과거 6자회담 과정에서 주요 현안을 둘러싼 협의 과정에서 공식 합의문의 구절 하나하나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 적이 많았다.

물론 북.미 회동에서 최종 결론이 나지 않더라도 6자회담을 열어 북한을 제외한 나머지 5개국이 북한을 설득하는 장면도 상정할 수 있지만 북.미 회담에서 조율되지 않은 것이 6자가 참여한다고 해서 해소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결국 4일께 열릴 것으로 보이는 북.미 회동이 6자회담의 개최는 물론 비핵화 2단계 합의를 마련해놓고 물러나겠다는 부시 행정부의 의지가 결실을 맺게될 것인지를 가늠하는 주요한 이벤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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