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당국자 “오늘이 최대 고비”

제4차 북핵 6자회담의 공식일정이 2일로 8일째로 접어들고 문안조율이 지속되면서 이번 회담의 최대 분수령이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베이징 체류 기간이 열흘을 넘긴 주요국 대표단도 종일 계속되는 마라톤 협상 탓에 지친 기색이 역력한 모습이다.

이날도 수석대표회의를 시작으로 지난 달 31일과 1일 두 차례에 걸쳐 이어진 차석대표 회의 결과를 토대로 의견접근을 본 부분을 확인하고 막힌 부분을 뚫으려고 모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미, 한중, 남북 등 다각적인 양자협의도 지속된다.

우리측 대표단 관계자는 “양측 카드는 다 나왔는데 짜 맞추는 게 어렵다”면서 “ 오늘 회의를 해봐야 며칠 더 걸릴 것인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상황을 평가했다.

이 때문에 중국이 내놓은 공동문건 3차 초안을 놓고 벌어진 이 날 협상이 최대 고비가 될 것이라는 데는 크게 이견을 달지 않는 분위기이다.

우리측 당국자는 “오늘 저녁이면 온도를 알 것 같다”며 이런 관측을 뒷받침했다.

앞서 미국 수석인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도 1일 밤 기다리던 취재진들에게 “긴 시간 회의를 했지만 진전이 없다”면서 “현 국면에서는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고 다소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일본의 사사에 겐이치로(佐佐江賢一郞)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도 같은 날 “큰 진전이 있었다고 말할 수 없다”며 “회담이 언제 끝날지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이런 반응은 아직 주요 쟁점에서 간극이 좁혀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힐 차관보가 “이미 다 해결됐다고 생각한 사안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고 밝힌 대목은 주요 쟁점을 놓고 막판 ‘병목 현상’이 나타나고 있음을 시사했다.

간극이 가장 큰 부분은 핵폐기의 범위 가운데 농축우라늄 문제보다 세게 부딪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평화적 핵에너지의 이용권리 문제로 보인다.

우리 정부 당국자도 “핵 폐기 범위가 문제”라며 “수준과 폭을 정하고 상응하는 조치를 같이 해야 하는데 짜맞추는 게 쉽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북한은 한 때 핵동력공업(원자력발전)도 ‘동결’이 가능하다는 입장은 내비친 적도 있지만 ‘폐기’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은 미국측 논리가 선(先)핵폐기 주장이라는 입장을 아직도 완전히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이는 ‘말 대 말’-‘행동 대 행동’의 동시행동 원칙에 대부분이 공감하면서도 핵폐기와 상응조치를 둘러싼 큰 흐름의 순서와 관련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렇게 막힌 상황은 양측이 결과물을 극대화하기 위해 나온 협상용 주장탓에 연출된 것이라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수석대표들의 재량권이 한계에 봉착한 것이라면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낳고 있다.

특히 힐 차관보와 북한 수석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의 재량권이 바닥이 났다면 다시 본국에서 훈령을 받아야 하는 상황인데, 이 경우 평양과 워싱턴의 전략적 판단이 필요할지도 모른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있다.

희망적인 것은 실질적인 진전을 보겠다는 의지가 식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회담 관계자는 “일단 하겠다는 의지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 대표단은 회담 기간에 북미 간 양자협의가 실질적으로 진행된 때문인지 과거와는 달리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대표단이 지난 달 30일 한 북한 식당에서 만찬을 함께 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이 가운데 북미 사이에서 메신저가 되기도 하고 창의적 제안으로 돌파구를 열어왔던 우리 정부 대표단의 역할이 그 어느 시점보다도 요청되고 있는 상황이다./베이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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