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결렬, 부시에게는 좌절”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의 합의 도출 실패가 임기를 두 달도 채 남기지 않은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일종의 좌절을 안긴 셈이 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2일 인터넷판에서 보도했다.

NYT는 미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부시 대통령의 임기 안에 다시 협상장으로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하며 자신의 손으로 북핵 문제의 진전을 이뤄내겠다는 부시 대통령의 희망을 북한이 빼앗아버렸다고 설명했다.

부시 대통령이 취임한 뒤 북한은 핵실험을 강행한 것은 물론 미국측 추산으로 핵폭탄 8개 분량의 플루토늄을 축적했으며, 지난해 2월 핵무기 개발 계획을 폐기하기로 합의했지만 이후 협상은 지지부진하다.

지난 10월 미국은 협상 진척을 위해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는 ‘당근’을 제시했지만 6자회담에서 북핵 검증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마이클 그린 전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국장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부시 행정부의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해제를 ‘실수’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이 북한의 구두 약속만 받은 상태에서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북한을 삭제하는 등의 유인책을 추가로 제시했다”며 “북한이 우리를 속였음을 이제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일부 미국 관리들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지난 8월 뇌졸중을 앓은 뒤 북한 지도부에서 일종의 권력 공백 상태가 빚어졌으며, 그로 인해 북측 협상 대표들이 적극적으로 합의를 이끌어 내려 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미국 백악관은 북한을 다시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는 일은 없다고 밝혔지만, 국무부는 중유 제공 같은 대북 원조 조치들 중 일부를 재고할 수도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번 6자회담 결렬과 관련된 상황들이 8년 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임기 말과 흡사하다는 분석도 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북한의 중ㆍ장거리 미사일 위협을 해소하기 위해 당시 북한을 방문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지만, 북한과의 협의에서 성과를 낼 가능성이 점점 줄어들면서 결국 방북 계획을 포기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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