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15 5주년 남북교류 증가

지난 2000년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탄생한 6ㆍ15 공동선언이 올해로 5주년을 맞는다.

그간 남북관계는 지난 5년 간 여러 차례 고비를 맞기도 했지만 인적ㆍ물적 교류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남한은 이제 북한의 제1교역 상대국이 됐다.

북한을 방문한 남한 인원도 금강산 관광객을 제외하고도 2000년 7천986명을 기록한 이후 대폭 늘어 2004년 한 해에만 2만6천534명에 달했다.

이같은 교류 확대에 힘입어 북측과 팩스를 주고 받거나 인터넷으로 연락을 취하는 것이 이제는 더 이상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됐다. 어느덧 남북은 옆집처럼 시나브로 가까워졌다.

▲인터넷으로 북한과 사업도 = 북한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와 손을 잡고 북한 상품 전문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는 북남교역은 매일 평양에 있는 사업 파트너와 인터넷 메신저로 연락을 주고 받고 있다.

상품 주문 및 운송을 비롯한 상거래에 필요한 거의 모든 내용을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해결하고 있다. 남한 소비자들이 인터넷 게시판에 올리는 상품 관련 문의 사항도 평양에 있는 사이트 관리자가 직접 확인하고 있다. 이런 방식으로 북남교역은 최근 3개월 간 반품률을 1% 이하로 줄일 수 있었다.

박영복 북남교역 대표는 “북한에 있는 사업 파트너들이 인터넷을 통해 소비자들의 불만을 직접 확인하고 선호도를 확인하는 방식을 택하면서 북한 상품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졌고 그 결과 매출도 대폭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평양까지 택배도 = “서울에서 부친 택배가 이틀이면 평양에 도착한다.” 세계적 물류 업체인 DHL을 통해 서울에서도 평양까지 물건이나 서류를 부칠 수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무게 500g 미만의 서류를 불과 3만원 정도의 금액으로 평양까지 보낼 수 있다.

실제로 북한에 있는 공장에 의류 임가공을 맡기고 있는 남한의 업체들은 시간이 촉박할 경우 서울에서 디자이너가 만든 옷본이나 견본을 DHL을 통해 평양에 보내는 사례가 종종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DHL은 평양에도 사무소를 개설해놓고 있으며 이곳에서 고용한 북한 직원들이 직접 서울에서 도착한 화물을 취급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남에서 북으로 보내는 물량이 많지 않은 데다 남북간 정기 직항로가 개설돼 있지 않아 서울에서 부친 화물이나 서류는 일단 중국 베이징을 거쳐 다시 항공편으로 평양에 들어가고 있다.

▲남한 식탁 위에 오른 개성공단 냄비 = 북한 근로자들이 개성공단에서 만든 ‘통일냄비’로 끓인 된장찌개를 맛볼 수 있게 된 것도 6ㆍ15 공동선언이 만들어낸 사건이다.

평양산 구두, 나진ㆍ선봉산 내의 ‘금강산 땀받이’ 등 북한에서 제조된 각종 공산품이 남한의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북한산 해산물과 농산물이 좋은 품질과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무섭게 남한의 백화점까지 파고들고 있다.

남한의 중소기업인 안동대마방직은 오는 8월 15일 평양에서 공장 준공식을 앞두고 있어 조만간 북한의 손재주 있는 근로자들이 만든 마 제품이 남한에서도 선보일 예정이다.

▲ 남북 위로전문도 주고받아 = 북한이 남한 인사의 사망에 조전(弔電)을 보내는 것도 이제는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됐다.

북한은 2001년 정주영 명예회장의 사망하자 김정일 국방위원장 명의로 조전을 보냈으며 2001년 1월에는 김양무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 상임위원장이, 같은해 3월 노동운동가 이옥순씨가 사망했을 때도 범민련 북측본부 및 민족화해협의회 등 명의로 조전을 보냈다.

북한은 2003년 7월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 올해 5월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의 사망시에도 조전을 보내는 등 현대가(家) 출신 인사들에게 각별한 조의를 표했다.

남한 역시 작년 4월 룡천역 폭발사고와 관련, 김진선 강원도지사가 북한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 김영대 회장에게 서신을 보내 위로하기도 했다.

지난 9일 남북언론교류협력위원회가 결성됐을 때 북측 언론분과위에서 축전을 보내오는 등 기쁨도 함께 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 남북교류 관련법제 정비 과제 = 남북 교류가 비약적으로 확대되고 있지만 국가보안법이나 남북교류협력법과 충돌하는 경우가 많아 관련법 정비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인터넷을 통한 남북 교류의 경우 현행 남북교류협력법이 1990년대 초반에 제정돼 인터넷이 대중화된 지금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부에서는 인터넷을 통한 남북 접촉 역시 사전 승인의 대상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반면 국회에서는 여야 의원 114명이 2003년 5월 인터넷을 통한 대북 접촉 자유화를 골자로 하는 개정안을 제출, 상반된 입장 차이를 보였다.

지난 5월초 국회에서 통과된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은 북한 주민 접촉을 위한 사전 승인제를 신고제로 전환하는 등 절차 요건을 완화했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북한이 발행한 독도우표에 대해 반입 불허 처분을 내리면서 법적용의 경직성에 대한 논란도 빚어졌다.

정부는 북한이 발행한 우표와 화폐 등에 대해서는 체제 선전적 요소가 있으며 북한에 대한 현금성 지원이 될 수 있다는 이유로 상업적 목적의 대규모 반입을 불허했다.

이에 대해 이장희 한국외대 법대 교수는 “남한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를 실질적으로 침해하거나 고의로 체제를 전복하겠다는 의사가 없다면 화폐나 우표 반입도 검토할 만하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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