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3-BDA 별개로 가자” 北에 제의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4일 북측에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와 2.13 합의 이행은 별개로 진행하자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KBS ‘라디오 정보센터 박에스더입니다’에 출연, “이번 (남북장관급) 회담을 통해 BDA 문제와 2.13 합의 조치는 별개로 가자”고 제의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2.13 합의는 북핵문제 해결과 동북아 평화를 위한 한반도 평화의 절대적 요인”이라며 “어떤 의미에선 우리 민족 전체의 과제이기 때문에 2.13 합의 초기조치를 일정 정도 이행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그런 제안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북측이 2.13 합의 이행과 상관없이 쌀을 지원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 “어떤 상황으로 변화가 오게 되면 우리 국민들도 충분히 이 점에 대해 납득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하며 “쌀은 특히 인도적 상황이고 북한의 어려운 식량 사정을 돕는 일이기 때문에 국내외의 상황진전에 따라 쌀 차관 제공 문제를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6월 중으로 어떻게든지 변화가 올 것이라고 전망한다”며 “미국 내부의 여론도 그렇고 실제 우리도 그런 노력을 해야 되고, 중국도 그런 노력을 지금 하고 있기 때문에 머지않은 장래에 뭔가 좋은 소식이 오지 않겠느냐”며 다소 희망 섞인 기대를 내비쳤다.

이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2.13 합의 초기조치 단계로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폐쇄를 위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을 초대하는 상황이 연출되면 곧바로 쌀 지원 실행에 옮길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이 장관이 회담 내내 ‘2.13 합의의 진전이 없으면 국민들이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듯 국내 여론 변화에 따라 상황이 바뀔 수도 있다.

따라서 춘궁기로 인한 북한의 식량사정이 악화되고 이에 따라 인도적 차원에서 대북 쌀 지원을 찬성하는 국민들의 여론이 뒷받침 될 경우 정부는 대북 쌀 지원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다만 우리 정부는 국민적 지지와 상관없이 6자회담 관련국들과 국내 보수 세력들의 반발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6월 중에 BDA 문제가 해결되길 간절히 바라는 모양새다. 만약 정부의 희망대로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 북측이 2.13 합의와 BDA 문제를 분리시키길 내심 바라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27일부터 북송하기로 한 경공업원자재(8천만 달러치)와 관련, “27일에 첫 항차가 가도록 돼 있다”며 “남북 경제협력사업으로 첫 번째 하는 중요한 사업이기 때문에 북한 지하자원 공동개발도 함께 반드시 이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문제는 쌀 차관 제공과는 다른 문제”라며 “이번 회담 기간에 남북 양측의 경추위 위원 간에 협의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번 회담 기간 중에 일정을 취소하면서까지 청와대로 달려가 노무현 대통령을 만난 이유에 대해 그는 “양측의 기조발언 내용과 그동안 공식, 비공식적으로 논의된 내용들에 대해 대통령께 보고 드린 것”이라며 “언론에 나온 것처럼 별도의 토론 의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정상회담과 관련해선 “이제 어느 때에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의제를 가지고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현 단계에서는 6자회담이 정한 2.13 합의의 일정한 진전이 있어야 하고 북핵 문제 해결에 집중해야 될 때”라고 말했다.

한편 이 장관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에 출연해선 차기 남북장관급 회담은 9월쯤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우리(이 장관과 권호웅 북한 내각참사)가 문서형식으로 날짜를 정해서 서로 교환을 하자고 내면적으로 이야기를 나눴다”며 “밖으로는 실제 공표하지 않았지만 앞으로 여러 가지 준비를 하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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