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때 치마 입어라” 학교 요구에 여성 교원들 불만 토로

학교지원월간 기관·기업소 관계자 방문 잦다는 이유…동원 나서려면 바지로 갈아입어야 해 불편 호소

북한 소학교에서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사진=북한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 홈페이지 화면 캡처

북한 함경남도 함흥시의 학교들이 10월 ‘학교지원월간’을 맞아 여성 교원들에게 수업 시간에 치마를 입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수업이 끝난 뒤 농촌 동원에 나서야 하는 교원들은 옷을 갈아입어야 해 번거롭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13일 데일리NK 함경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함흥시 당위원회는 이달 초 일부 학교의 여성 교원들이 바지를 입고 수업한 것을 문제 삼아 강하게 비판했다. 10월 학교지원월간을 맞아 학교를 찾은 시당 간부가 교원들의 옷차림을 지적한 것이 계기가 됐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시당의 한 간부가 학교지원월간을 맞아 학교를 찾았는데 교원들의 옷차림이 한심하다고 문제를 삼았다”며 “그날 오후 농촌 동원이 예정돼 있다 보니 교원들의 옷차림은 거의 작업복에 가까웠다”고 전했다.

이후 함흥시 학교들에서는 여성 교원들에게 수업 시간에는 치마를 착용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지원월간에 학교를 지원하는 기관·기업소 관계자들의 방문이 잦은 만큼 교단에 서는 교원들이 단정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성천강구역의 한 고급중학교(고등학교) 교장은 여성 교원들에게 “평소에 바지를 입는다고 뭐라 하던가”라며 “간부들이 드나드는 지금만이라도 치마를 입어달라”고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가뜩이나 수업이 끝난 후 농촌 동원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서 치마를 입으라는 요구는 여성 교원들에게 큰 불편과 불만을 낳고 있다. 농촌 현장에서 일하려면 다시 바지로 갈아입어야 하기 때문에 괜히 번거롭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집이 가까운 교원들은 점심시간을 이용해 집에서 옷을 갈아입고 집이 먼 교원들은 갈아입을 바지를 챙겨 출근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학교에 마땅한 탈의 공간도 없어 일부 교원들은 학생을 교실 밖에 세워둔 채 안에서 옷을 갈아입는 등 불편을 겪고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교원들은 학교지원월간이 실제 교육 조건과 환경 개선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두고도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북한 당국은 학교지원월간에 기관·기업소들이 담당 학교를 찾아 필요한 물자 지원을 하도록 독려하고 있으나 관계자들의 방문이 이어지는 데 비해 학교의 환경은 크게 나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학교지원월간에 컴퓨터 등 교육 기자재를 지원한다는 말도 나오지만, 실제 눈에 띄는 변화는 없고 부서진 책걸상조차 학생들이 비용을 부담해 수리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교원들 사이에서는 기관·기업소에서 학교를 실질적으로 지원하기보다는 그저 방문 실적을 채우는 데 급급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소식통은 “실질적으로 학교나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없는데 옷차림을 단정하게 하라고 교원들을 들볶으니 ‘이런 월간은 차라리 없는 게 낫다’는 말까지 나온다”며 “농촌 학교들은 간부들이 잘 찾아오지 않아 이럴 때는 오히려 변두리 학교가 좋다고 말하는 교원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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