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료전산망 확대 본격화…기초 인프라 부실에 ‘무용지물’ 우려도

의료 전산화를 통한 중앙과 지방병원 간 연계 강화가 핵심…통신망 확충과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관건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25년 2월 28일 “수도 평양에 우리 당의 보건 현대화 구상과 주체적 건축미학 사상이 완벽하게 구현된 세계 일류급의 의료봉사기지가 훌륭하게 일떠섰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완공된 평양종합병원 전경.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보건성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강조해 온 ‘보건 현대화’의 일환으로 전 국가적인 의료 전산망 확대를 본격화하고 나섰다. 평양 등 중앙급 병원에 국한됐던 디지털 의료정보시스템을 지방병원까지 연결해 전국적인 의료 봉사 체계를 하나로 묶겠다는 구상이다.

23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내각 보건성은 지난 7일 각 도(道) 보건국에 의료 전산화 추진과 관련한 지시문을 하달했다. 이번 지시문의 핵심은 의료 전산화를 통해 중앙과 지방병원 간의 연계를 강화한다는 것이며, 전산망 구축 과정에서 진료 중단이나 의료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하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북한 보건 당국이 추진하는 의료 전산화는 환자의 진료 기록, 처방 내역, 검사 결과를 디지털 데이터로 전환해 중앙 서버에 저장하고, 이를 전국 병원이 실시간으로 열람할 수 있게 하는 ‘지능형 의료정보서비스체계’ 구축을 골자로 한다.

보건 당국은 현재 평양의 일부 중앙급 병원에서 운용 중인 이 체계를 지방까지 확대할 경우, 중앙병원이 지방병원을 지도하거나 원격 협진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근본적으로 이는 도농 간 의료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움직임은 김 위원장이 강력히 밀어붙이고 있는 보건 현대화 정책과 맞물린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0월 평양종합병원 준공식 연설에서 “우리 당의 보건 현대화 전략은 한마디로 동시병행전략”이라며 “중앙병원 건설과 지방병원 건설, 개별적인 보건시설 건설과 전국적인 의료봉사 하부구조 건설을 병행시켜 나라의 보건 부문을 일시에 들어올리는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보건 당국은 단순히 지방에 병원 건물을 새로 짓는 것만이 아니라 중앙병원과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첨단 전산 시스템을 갖춰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다만 바로 이런 차원에서 추진되는 보건 당국의 의료 전산망 확대에 대해 현장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소식통은 “일부 의료진들은 환자 기록의 체계적 관리와 더불어 지방이 중앙의 전문적 지도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보이고 있지만, 또 다른 편에서는 진료 외에 방대한 양의 자료를 전산에 입력해야 하는 추가 업무까지 맡게 되면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기초 인프라가 부실하다는 점은 가장 큰 걸림돌로 여겨지고 있다. 의료 전산화의 혈관 역할을 할 통신망 확충과 24시간 서버를 가동할 수 있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시스템 자체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소식통은 “전산망이 정상적으로 운영될지가 관건”이라며 “전력이 수시로 끊기는 상황에서는 아무리 정보가 전산화돼 있더라도 이용을 못하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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