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용’ 北 평화공세…MB, 국민의 힘 얻어야 유리

북한의 대남 평화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북한의 아태평화위는 남측에 전통문을 보내 개성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실무접촉을 제안해왔다. 아태평화위는 노동당 통일전선부 외곽단체인 만큼 북한의 ‘공식’ 제안이다. 우리 정부는 북한 제안을 검토하고 있다. 


북한은 미국에 대해 평화협정 논의를 들고 나왔고, 남측에 대해서는 ‘돈 되는 문제’를 놓고 협상하자고 한다. 지난 11일에는 평화협정 회담 제의와 관련하여 남한을 당사국에서 배제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이와 같은 북한의 대외· 대남 기조는 변한 게 없고, 또 변할 수도 없게 되어 있다. 핵문제, 한반도평화문제는 미국과 논의하겠으니, 남북은 ‘평화롭게’ 교류협력이나 하자는 이야기다. 교류협력의 핵심은 물론 6.15, 10.4 공동선언 이행이다. 압축하면 북한은 ‘평화로운’ 김대중-노무현 시기로 돌아가자는 이야기다.


지금 북한의 행태에서 전략적인 측면은 변화가 없다. 다만, 전술적으로 좀 달라진 게 있다. 김대중-노무현 시기, 북한은 그냥 가만히 있어도 남측에서 알아서 대화와 교류협력하자고 제의해왔다.


그러면서 뒤에서 핵개발을 계속했고, 또 핵실험까지 하고도 얼마 지나지 않아 “남북관계 모멘텀을 이어가야 한다”는 이야기가 남측에서 먼저 나왔다. 북한은 할 것 다하고, 뒤통수를 치고도 시간이 좀 지나면, 시쳇말로 남측에서 ‘알아서 기어’ 들어왔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에 들어와 북측에 대화를 ‘구걸’하며 들어오지 않으니, 북측이 먼저 공세적으로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지난 10년과 전술적인 차이일 뿐이다. ‘평화’는 미국과 ‘돈 되는 일’은 남조선과 하자는 전략에는 아무 변화가 없다. 북한이 좀 대남 평화공세를 취하고 있다고 해서 그것을 중요한 변화로 볼만한 근거가 없는 것이다.


북한이 이번에 평화공세로 나오는 배경에는 ‘2010년용’ 전술적 노림수도 있어 보인다. 올해는 6.25전쟁 60주년이다. 상식적으로 판단하면 북한정권 입장에서는 한국에서 ‘전쟁책임론’ 등을 들고 나와 북한정권을 비판하는 국제적인 분위기를 띄우면서 여러가지 전술적 공세를 취할 수도 있다고 판단할 것이다.


6.25 전쟁은 참전국만 해도 22개국이다. 북한 입장에서는 한국, 미국이 참전국과 국제연대를 하면서 북한에 핵포기를 강력히 요구하고 압박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모든 전략전술은 기본적으로 자기를 안전하게 보존하면서 상대를 불리하게 흔들어놓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북한은 평화협정 등을 들고나오면서, 6자회담에서 ‘북핵 폐기’라는 본질을 흐리고, 오히려 더욱 공세적으로 ‘조선반도에서 전쟁상태를 끝장내고 평화체제를 구축하자’는 전술을 펼치는 측면도 있다. 물론 북한의 ‘조-미간의 전쟁상태 종식’은 미군철수, 한미군사동맹 파기를 의미한다. 결국 북한은 평화협정 등으로 ‘2010년 한반도 어젠다’를 자신들이 유리한 방향으로 바꾸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현 북한당국의 평화공세의 이면을 참고하면서, 오히려 우리에게 유리한 아젠다로 더 공세적으로 나갈 필요가 있을 것이다. 6.25 전쟁을 진정하게 종식시키려면 북한은 핵을 포기하고 당당하게 남북간 협상에 나서라고 몰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국군 유해발굴 문제, 국군포로 납북자 문제 해결에 시동을 걸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곧바로 뭔가 가시적인 성과를 끌어내기 위해 급급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또 김대중-노무현 시기처럼 절충주의 봉합주의 성과주의가 재발하고 결국 북한에 ‘주고 빰맞는’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지금까지 잘 해온 ‘원칙 있는 대북정책’ 방향에서 전술적으로 유연하게 풀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대통령도 남북관계는 ‘의연하게’ 가져가겠다고 언급해온 만큼, 그런 방향에서 협상전략을 짜야 할 것이다.


국민들은 지금까지 이명박 정부가 잘해온 분야가 국내정치가 아니라, 외교안보통일 분야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지난 김대중-노무현 시기 잘못된 대북정책이 오늘날 이명박 정부를 탄생시켰다는 가장 기초적인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이같은 국민의 지지에서 힘을 얻으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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