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8월 9일, 평안북도 삭주군

북-중 국경지역에도 보슬보슬 비가 내리던 8월 9일. 카메라를 들고 압록강변으로 나갔다.

평안북도 삭주군 옥강리 압록강변에서 생계를 잇기 위해 고기를 잡고 있는 북한주민 80여명의 모습이 보였다. 배를 잡아타고 가까이 다가가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손 뻗으면 닿을 듯 지척에 있는 사람들……. 2005년 8월, 북한 동포들의 힘겨운 삶의 땀냄새가 느껴졌다.

촬영장소는 평안북도 삭주군 옥강구 압록강변. 삭주에서 의주방향으로 25km, 의주에서 삭주방향으로 20km 떨어진 농촌마을이다. 그 맞은편은 중국 관전현(寬甸縣) 장전하구(長甸河口)이다.

 ▲ 뜰채로 물고기를 잡고 있는 노인들 ⓒ DailyNK

압록강에는 일본인들이 수풍발전소 건설 당시 방류한 빙어가 많이 서식하고 있다. 북한 주민들은 빙어를 ‘기름고기’라 부른다. 고기에 기름이 많기 때문이다.

일본인들이 빙어를 방류한 이유는 발전기 수차(水車) 프로펠러의 부식을 막기 위해서라고 한다. 빙어가 프로펠러에 걸려 죽으면 ‘천연 기름칠’을 해주기 때문이라는데, 과학적 타당성은 분명치 않다. 여하튼 그 빙어가 많이 번식해 압록강 주변 주민들의 즐겨 잡아먹고 있다.

중국지역과 북한지역에 비가 많이 오면 수풍댐 물이 넘쳐난다. 그러면 수문(水門)을 열어 수량을 조절하는데, 물이 불어나는 정도에 따라 한 개, 또는 몇 개를 여는 방법으로 조절한다.

1994년의 경우에는 전체 수문을 모두 열어 물을 방출한 적이 있다. 댐의 낙차는 약 106m. 이 높이에서 떨어진 물고기들이 기절해서 기슭으로 밀려나온다. 이때를 기다렸다가 주민들은 죽어 내려오는 물고기를 뜰채로 건져다 먹곤 한다.

▲ 물고기 잡이에 나선 옥강리 주민들 ⓒ DailyNK

비옷이 없어 비닐박막을 등에 걸친 주민들이 비를 맞으며 물고기를 건지는 모습이 보인다.

▲ 망태를 메고 물고기를 건지는 여인 ⓒ DailyNK

‘수풍발전소 수문을 열어놓는다’는 소식은 그 곳 주민들이 기다려지는 시간이기도 하다. 수문으로 떨어진 빙어를 비롯한 각종 물고기를 손쉽게 건질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강가로 나온다.

 ▲ 물고기 잡이에 바쁜 주민들의 모습 ⓒ DailyNK

어린이들까지 나온 모습. 까맣게 탄 잔등과 체격을 보면 영양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이 아직도 개선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 기절해 물 위로 떠오른 물고기 ⓒ DailyNK

크기는 10~15센티미터, 수풍발전소에서 낙하한 물고기가 정신을 잃고 물위에 떠있다. 주민들을 즐겁게 해주는 물고기다.

 ▲ 물 속에 들어가 고기를 잡고 있는 주민들 ⓒ DailyNK

낚시질 하는 모습이 아니다. 누가 건질세라 허리까지 닿는 강물 속에서 뜰채로 고기를 건지고 있는 것이다. 혹시 수문을 예고없이 하나 더 여는 날에는 물에 휩쓸리기 십상이다. ‘목숨을 걸고’ 고기를 건지는 것이나 마찬가지.

▲ 고기잡이를 하는 북한 어린이들 ⓒ DailyNK

비를 맞으며 물고기를 건지는 10살 미만으로 보이는 아이들. 남한의 초등학교에 해당하는 북한의 소학교도 현재 방학중이다. 대개 8월 1일 경에 시작해 9월 1일 쯤 개학한다.

▲ 힘겹게 산비탈을 오르고 있는 어린이 ⓒ DailyNK

힘겹게 건진 물고기를 바구니에 넣어 집으로 가져가고 있다. 이날 저녁 식사는 오랜만에 풍족했을 것이다.

▲ 국경초소를 지키고 있는 북한 군인 ⓒ DailyNK

무장한 북한 국경경비대원이 주민들이 중국인과 밀수하는 것을 감시하기 위해 지켜보고 있다. 소속은 신의주에 소재한 38국경경비여단의 삭주대대. 국경경비대는 조선인민군 산하가 아니라 국경경비사령부에 속해있다.

 ▲ 주민을 감시하고 있는 북한 군인 ⓒ DailyNK

원래 국경경비대원은 주민들이 강변에 나가는 것을 국경경비대원은 통제해야 한다. 그러나 주민들이 잡아온 고기를 회수하는 방법으로 경비대원들도 ‘물고기 맛’을 보고 있다.

사진 = 중국 단둥(丹東) 권정현 특파원
설명 = 한영진 기자 hyj@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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