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일전투·추위에 지친 北주민이 자주 찾는 이곳은?

진행 : 매주 북한 경제에 대해 알아보는 ‘장마당 동향’ 시간입니다. 요즘 영하의 기온이 연일 지속되고 있어 따뜻한 곳을 찾는 주민들이 많은데요, 그래선지 요즘 사우나에 가도 사람이 엄청 많더라고요, 북한 주민들도 마찬가지로 사우나나 목욕탕을 즐겨 찾을 것 같은데요, 자리에 강미진 기자가 함께하고 있는데요,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강 기자, 북한에도 사우나가 있나요?

기자 : 네. 대표적으로 북한 평양의 류경원에 사우나가 마련되어 있는데요, 지난 2012년 11월에 준공된 류경원에는 소나무, 소금, 종유석 등 여러 한증방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북한 매체는 류경원을 이용하는 주민들의 사진과 사우나시설을 이용하는 주민들의 사진을 내보내면서 김정은의 ‘인민사랑’을 한껏 선전하고 있는데요, 또한 “한 해 동안 이곳을 다녀간 인민들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일반 주민들은 자주 이용하지는 못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각 도, 군에 있는 체육단들에도 사우나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진행 : 기자님은 류경원에 가보셨나요? 한국의 사우나와 어떻게 다른지 궁금합니다.

기자 : 개인적으로 저는 류경원에 가보지 못했는데요, 류경원이 준공했을 때에는 이미 한국에 있었으니까요, 북한 매체가 선전한 영상에 의하면 류경원의 소나무 한증탕 내부는 25명 정도가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방이었고 종유석 한증방은 벽체와 바닥 모두 종유석으로 장식되어 있었습니다.

북한에서 종유석은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며 신장이나 간 기능을 좋게 해준다고 인식되어 있거든요, 저의 아버지도 간이 나쁘셔서 종유석을 뜨겁게 해서 배에 대고 있을 때가 많았거든요, 류경원 사우나에 자주 갈 수 없는 주민들이 1년에 한두 번이라도 심신의 피로도 풀고 건강도 챙겼으면 하는 바람도 있지만 매일 생계를 위해, 그리고 200일 전투에 따른 각종동원과 정치행사에 내몰리고 있는 주민들이 여유롭게 사우나를 이용할 시간이 있을지 좀 의문은 가더라고요.

하지만 상황은 점점 좋아지고 있는 것 같아요. 어제 소식통과 통화에서 파악된 건데요. 혈액순환에 좋다는 입소문이 나돌면서 한증탕을 찾는 주민들이 많이 있다고 합니다.

진행 : 네, 각 지역의 체육단들에도 사우나를 마련해 놓고 있다고 하셨는데요, 류경원 사우나와 비슷한 시설을 갖추고 있는가요?

기자 : 지역에 따라 그리고 해당 체육단의 재정상황에 따라 한증탕 시설이 조금씩 다른데요, 제가 이용해본 양강도 체육단 사우나는 소금사우나가 아니었어요, 하지만 바닥의 돌에 등을 지지면서 좋았던 기분이 지금도 생생한데요, 몸의 피로를 뜨거운 찜질로 풀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주변에 사우나를 이용하는 주민들이 많지 않았었어요. 당시 보통강 체육단 배구선수였던 친구와 함께 갔었는데 그 친구의 말이 보통강 체육단 한증탕과 다르지는 않다고 하더라고요.

진행 : 개인이 한증탕을 운영하는 것도 있다고 들었는데요. 일반 주민들이 주로 찾는지 아니면 간부나 돈주(신흥부유층)들만 이용하는지 궁금합니다.

기자 : 돈이 있는 일부 주민들이 개인 한증탕을 운영하기도 하는데요, 양강도 혜산시의 경우 혜강동이나 혜신동, 성후동 등에는 개인이 운영하는 한증탕이 있습니다. 북한은 사우나를 한증탕이라고 하거든요, 개인들이 운영하는 한증탕에는 간부들도 오고 동원과 생업에 지친 주민들이 자주 찾는다고 합니다. 혜산시 주민인 한 여성은 한 달에 두 번은 꼭 한증탕에 간다고 하더라고요, 동네에서는 본인이 한증탕을 가장 자주 이용하는 편이라고 하더라고요.

다만 한증탕이 모든 주민의 환영을 받는 건 아닌 것 같아요. 한증탕 주인과 피해주민 사이에 의견충돌도 있다고 하는데요, 일부 주민들은 부부탕에서 불륜이 많이 나온다면서 ‘이용요금도 비싸고 불륜만 조성하는 부부탕을 없애라’는 항의를 한다고 하는데요, 악의 없이 개인 돈벌이 차원에서 투자한 주인의 입장에서는 억울한 일이죠.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서 운영하는 것인데, 개인이 와서 이래라저래라 하는 건 말도 안 된다’고 맞서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그건 본인이 감시를 잘해야 하지 한증탕을 없애라 하는 건 무슨 심보냐’라는 이야기도 하고 있다고 하네요.
 
진행 : 그런 사례도 있네요, 이런 부분은 당국이 나서서 해결해야 될 것 같은데, 그런 의지가 있을지 의문이 들긴 하네요. 사우나 이용 가격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을까요?

기자 : 혜산시에서 운영하는 개인 한증탕은 보통 6000원을 하는데 이따금씩 고액을 내고 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부부나 혹은 불륜관계에 있는 남녀가 이용을 하게 되는데, 부부 한증탕은 1회 1시간 사용료가 6만 원이라고 합니다. 현재 양강도 혜산 시장에서 쌀 1kg에 5500원 정도로 거래되고 있는데요, 부부 사우나를 한 번 이용하는 사람들은 1시간에 쌀 11kg을 소비하는 셈 인거죠. 그러고 보면 일반 주민들은 이런 시설을 이용하지 않을 것 같은데요. 서민층은 6000원 하는 일반 시설을 이용하고 있다고 보이네요. 또한 도시가 아닌 지역에서는 한증탕 이용료가 1회에 3000원으로 저렴한 편이라고 합니다.

진행 : 네, 북한 주민들이 이용하는 편의시설중 하나인 사우나에 대한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최근 시장 물가 전해주시죠. 

기자 : 네. 지난주 북한의 쌀값과 환율을 비롯해 최근 북한 장마당에서의 물가 동향 알려드립니다. 북한 전반적 지역에서 곡물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먼저 쌀 가격입니다. 1kg당 평양 5000원, 신의주 5000원, 혜산 5500원에 거래되고 있고 옥수수 1kg당 평양 1080원, 신의주 1110원, 혜산은 12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환율정보입니다. 1달러 당 평양 8160원, 신의주 8120원, 혜산은 8170원이구요, 1위안 당 평양 1210원, 신의주와 혜산은 12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어서 일부 품목들에 대한 가격입니다. 돼지고기는 1kg당 평양 13000원, 신의주 13500원, 혜산 15600원, 휘발유는 1kg당 평양 8200원, 신의주 8150원, 혜산에서는 8400원, 디젤유는 1kg당 평양 5800원, 신의주 6000원, 혜산은 585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강미진 기자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