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나무 왜 앙상하냐” 북한 중앙식물원 원예사 6명 농촌 추방

북한 중앙식물원.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최대의 식물원이 중앙식물원(평양시 대성구역)에서 원예사로 일하던 주민 6명이 관리 책임 소홀을 이유로 함경북도의 농촌으로 추방된 것으로 전해졌다.

1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이들은 9월 중순 가족과 함께 추방됐고 각각 연사군, 길주군, 김책시 농장에 배치받았다. 하루 아침에 원예사에서 농장원이 된 셈이다.

이들이 추방된 과정은 이렇다. 일단 9월 9일 공화국 창건일 즈음 김덕훈 내각 총리가 중앙식물원 수목원을 돌아봤는데, ‘겉은 번번하게 만들어놓고 내용이 없는’ 현실을 지적하면서 이곳을 단순 수목원으로 간주하고 제대로 일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고 한다.

특히 김 총리는 이곳은 선대 수령(김일성·김정일)의 영도업적 단위인데도 이에 대한 자각성이 부족하다는 점을 꼬집었다고 한다.

구체적으로 진귀한 선물 나무들은 무성하지 못하고 앙상하기 그지없고 진디물 방역도 하지 않아 말라가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이곳에는 세계 여러 나라 국가수반들이 보내왔다고 주장하는 이른바 선물 식물들이 보존·관리돼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에 대한 관리 소홀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김 총리는 30% 이상이 공지(空地)가 되어 나무가 없고 풀만 무성하다면서 수목원을 잡초밭으로 만든 데 대하여 엄격하게 지적하면서 실태의 책임을 추궁하기 시작했다.

아울러 그는 부족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고 조건 타발만 하면서 수목원사업에서 주체성을 구현하지 못하고 효능 높은 기술비배 관리를 못한 기술·실무 책임자들을 골라 모두 처벌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결국 직접적인 관계가 있고 기술 관리를 등한시한 것은 원예기사들이라고 지적하고 원예기사 6명을 가족과 함께 추방시킬 데 대한 조치를 내렸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잘못된 것은 아니라면서 행정 및 당 책임자들은 내각 추궁과 비판서, 당 경고 처벌로 끝났다고 한다.

한편 공화국 최대의 중앙식물원에서 책임자들이 추방됐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현지 주민들 사이에서는 ‘또 하나의 희생자들이 나왔다’는 반응이 나온다.

“물질·기술적 보장은 전혀 없이 무조건 당의 방침을 관철하기 위해 나무를 살려내고 가꾸라고 했을 것” “맨주먹으로 하라고 하고 일이 안 되니 또 사람을 추방시키지 않았겠냐”는 말들이 오가고 있다고 소식통은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