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통일, 학창시절 소개 눈길

“남산 용가리를 아시나요.”

이종석 통일부 장관이 15일 스승의 날을 맞아 모교인 용산고에서 31년 후배인 고교 2년생 500여명을 대상으로 자신의 학창시절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남산 용가리’는 이 장관이 용산고 1학년 때인 1974년 민주주의에 앞장섰던 동아일보가 정권의 압력으로 광고가 중단되는 상황에 처했을 때 친구들로부터 모금한 돈으로 동아일보에 광고를 내는 과정에서 나온 일화다.

그는 “가슴을 떨며 8만원을 걷어 동아일보에 갔지만 학생주임 선생님이 정보를 입수하고 기다리고 계셨다”며 “그래서 실랑이 끝에 ‘용산고 28회’ 이름을 내지 않는 대신 그 돈과 함께 ‘남산의 용가리 동아에 오다’는 광고를 실었다”고 소개했다.

이 장관은 “사회의식이 분명했던 때는 아니지만 우리가 어떤 길을 가야할지에 대해 생각이 있었고 친구들도 많은 호응이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그는 이어 “그 때는 여학생도 자주 만나고 놀다 보니까 다른 학교 남학생들과 객기에 패싸움도 많이 했다”며 “지금 생각해보면 스케치 처럼 아름다운 날들이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일부 학생들이 졸려 하는 것을 감안한 듯 “대학 4학년때 고교 1년 선배들로부터 후배들 교육을 잘못시켰다고 교련장에서 빠따(배트)를 맞은 적이 있는데 선후배 관계가 엄격하다는 것을 알고 있느냐”고 반문,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는 우리 사회의 이분법적 사고를 경계하며 온라인을 통한 집단적 사고나 감성의 지배에 대해 상당한 우려를 표시하는 등 후배들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 장관은 “이성보다 감성에 기초해 사물을 보고 이분법적 사고에 유행이 결합해 광기의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우려한 뒤 황우석 박사 사태를 예시하면서 “돌아보고 점검하자는 말을 봉쇄하고 이단자로 몰아세워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와 관련, ‘영웅 만들기’도 경계했다. 이 장관은 “월드컵이 시작되지만 영웅은 월드컵에서 시험당하고 기대에 못 미치면 일그러지고 우리 마음의 공간에서 축출당할 것”이라며 “사람에 대한 마니아가 되면 사회적 후폭풍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장관은 북한 문제에 대해서도 이분법적 접근을 경계한 뒤 “배제하는 게 아니라 끌어안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