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북 미사일 발사 당장 위협 안돼 비상 안걸어”

▲ 신년연설 중인 노 대통령 ⓒ연합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23일 신년특별연설을 통해 밝힌 대북·안보구상은 참여정부의 기존 정책에서 한걸음도 앞으로 나가지 못한 ‘답보’ 그 자체라는 지적이다.

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과 관련 “정상회담은 6자회담이 어떤 결론이 나기 전에는 이루어지기 어렵다고 본다”며 “그러나 문은 항상 열어놓고 있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상회담이 어느 당에 유리하고 불리한 일이 아니라는 것은 2000년 총선에서 입증된 바 있다”며 한나라당의 정상회담 개최 반대를 정치공세라고 비판했다.

“정상회담이 어느 정당에 불리할 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생각만으로 아직 아무 교섭도 실체도 없는 정상회담을 가지고 정상회담을 구걸하지 마라, 정상회담을 하면 안 된다, 하고 왈가왈부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그야말로 당리당략을 위한 소모적인 정치공세일 뿐”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와 여당 고위 관계자들은 연일 ‘남북정상회담’ 필요성을 언급해왔고, 2000년 정상회담도 사전에 아무런 예고없이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노 대통령의 야당 비난발언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노 대통령은 대북정책의 핵심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이라고 했다. 그는 대북포용정책의 유용성을 강조하는데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

노 대통령은 “끊임없이 상대를 적대하고, 의심하고, 상대의 허물을 들추어 상대의 자존심과 불안을 자극하고 사사건건 시비를 따지고 자존심을 세우려고 해서는 신뢰를 쌓을 수도 없고, 화해와 협력의 대화를 이어갈 수도 없다”며 “대범한 자세로 상대를 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북 포용정책 결과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했는데도 노 대통령은 잘못된 것이 없다는 태도다.

노 대통령은 또 한미관계에 대해서는 “일방적인 의존관계를 상호관계로 점진적으로 변화시켜 가는 것”을 지표로 제시했다. 그는 “남의 나라 군대를 최전방에 배치해놓고 ‘인계철선’ 이라고 부르는 것은 자주국가의 자세도 아니고 우방에 대한 도리도 아니다”며 자주적 안보관을 다시한번 강조했다.

전시작전통제권에 관해서도 “주도적인 작전통제권은 자주국가의 당연한 권리”라면서 나아가 “국민의 안전과 미래의 대북관계, 동북아 외교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실질적인 문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자주국방’이 국익의 관점보다는 이념적 태도에 따른 것이라는 지적에는 아무런 해명이 없었다.

노 대통령은 또한 참여정부의 안보정책이 “미래를 내다보고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관계와 한미동맹이라는 현재의 좁은 틀이 아니라, 중일 관계의 변화를 포함한 미래의 동북아 질서를 내다보면서 현재와 미래의 안보를 조화롭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안보를 내세워 국민들을 겁주고 불안하게 하는 것은 독재시대의 나쁜 버릇”이라면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당시 참여정부에 쏟아졌던 비난에 대한 억울함을 표시하기도 했다.

그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장래의 안보에는 영향을 미칠 지언정 당장의 위기는 아니었다. 그래서 비상도 걸지 않고 차분하게 대응했다”면서 하지만 “결과는 야당과 언론으로부터 엄청나게 당했다”고 회고했다.

그래서 핵실험 때에는 다르게 대처했다고 밝히며 “과연 국민들에게 정직하게 하고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 때문에 마음은 편하지 않았다”며 “다음에 또 같은 일이 발생하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는 아직 마음을 정하지 않았다”고 심경을 전했다.

이어 “차분하게 대응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만, 과연 그렇게 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노대통령은 자신은 “안보를 정략에 이용한 일이 없다”고 강변하며 “대북 퍼주기, 친북 정권, 이런 말은 결코 이성적인 비판이 아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정략적 행동의 대표적 사례로 작전통제권 문제를 들면서 “20년 전부터 한나라당 정부가 공약하고 추진했던 것으로 일부 보수 언론들도 쌍수를 들어 찬양했다”면서 “그런데 참여정부가 하자고 하니까 돌변하여 반대하고 나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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