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김정일-김영남 개혁개방 용어에 거부감”

노무현 대통령은 3일 오전 백화원 초대소에서 김정일과 첫번째 정상회담을 가진 직후 “한가지 쉽지 않은 벽을 느끼기도 했다”면서 “남측이 신뢰를 가지고 있더라도 북측은 아직도 남측에 여러 가지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회담 직후 평양시 중구역 옥류관에서 남측 대표단들과 가진 오찬장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숨김없이 진솔하게 얘기를 나눴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20분 간에 걸친 오찬 인사말에서 “모든 부분에 인식을 같이하진 못했지만 (김정일이) 평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갖고 계시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이번에 미래의 방향을 제시하는 합의가 있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소개했다. 또한 “화해와 통일에 대해서는 논쟁이 따로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불신의 벽을 좀더 허물기 위해선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느꼈다”면서 “예를 들면 개혁과 개방이라는 용어에 대한 불신감과 거부감을 어제 김영남 상임위원장과의 면담, 오늘 김 위원장과의 회담에서 느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우리는 개성공단을 아주 만족하는 성공적인 사업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북측이 속도의 문제에 대해 섭섭하게 생각하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우리는 개성공단을 ‘개혁과 개방의 표본’이라고 많이 얘기했는데, 우리식 관점에서 우리 편하게 얘기한 것이 아니었냐. 북측이 볼 때 역지사지 하지 않은 그런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개성공단의 성과를 얘기할 때 북측의 체제를 존중하는 용의주도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또 “지난 2000년 6·15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악수하는 사진 한 장이 남북의 국제적 위상과 신뢰를 엄청나게 높여 줬다”며 “(이번 정상회담이) 그때만큼 큰 파장을 기대하긴 어렵겠지만 군사분계선을 걸어서 넘는 모습 또한 전 세계에 ‘한반도가 더 이상 말썽의 지역, 불안의 지역으로 남아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와 믿음을 주었다”고 자평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대통령이 된 뒤) 그동안 수십 개 국을 다녔지만 북측 땅만큼 먼 나라가 없었던 것 같다”면서 “그런데 막상 와보니까 음식도 똑같고 잠자리도 똑같고 통역도 필요 없고 정말 포근함을 느낄 수 있었다.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좋은 체험이 될 것 같다”고 방북 소감을 밝혔다.

소셜공유